오늘의 생각
차를 타고 30분만 달리면 바다도 있고 오름도 있는 제주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감사한 마음이 든 건 연일 따뜻한 주말의 날씨가 한몫했다.
그런 생각을 한다.
내가 제주에 내려오지 않았었다면?
내가 결혼을 했다면?
생각은 오래전 시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대부분이 지금을 살게 된 몇 년 전 선택에 대한 생각이었다. 망상과도 같이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생각도 곧잘 하곤 했지만 말이다.
조금씩 많은 것이 변했다.
좋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그때의 선택은 최선이었거나 최선을 다해서 도망쳤거나였다.
최선과 회피, 이유가 뭐였든 인생의 방향을 조금 틀었다는 사실만은 변하지 않은 듯하다.
제주에서의 시간은 한 꺼풀씩 벗겨져 나가는 나를 직면하는 시간이었다. 어쩌면 회색 빌딩 숲 속에서는 그냥 지나쳤을 나의 못 난 모습과 그나마 잘 난 모습까지도.
얼마 전 아는 동생이 “나도 제주에 내려가 살까? “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곳이 너무 좋다고만 말했던가?’ ‘여기가 지상낙원 탈출구인냥 이야기했던가?‘
내 말에 허세가 깔린 적이 있었는지 생각해 봤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그랬던 적이 있었다면 거짓을 말한 게 아니라 좋지 않은 기억은 굳이 나누고 싶지 않았거나 나눌 필요가 없는 상대였을 뿐이었을 것이다.
신중하게 내려야 할 큰 결정 앞에서는 누구와 상의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맞다.
남탓 할 것 아니고 남이 나의 인생을 끝까지 살아 줄 것도 아니니, 조언을 얻어 참고할 수는 있겠지만 결정권을 상대방에게 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제주행도 그러했고 그래서 부모님은 아주 많이 섭섭해 하셨다.
매번 이번이 마지막 일 년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마지막 일 년 더 제주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