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그저를 선택한다

무해한 나의 일기

by just E

손톱이 쑥쑥 자라 한 달 전쯤 했던 분홍색 네일이 손끝을 넘어간 지 오래다.


"(네일을 주기적으로 하는 직장동료를 보며).... 왜 매달 거기에 돈을 써요? 차라리 옷이나 맛있는 걸 먹는 게..."라고 했었던 나였다.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손톱에서 영롱한 빛이 발하는 것을 보면 삶의 만족도가 잠시 잠깐 치솟는 것을 느끼곤 했다. 어릴 적 구멍가게에서 엄마 몰래 사 먹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딸기향 첨가물의 불량식품 사탕이 손가락 끝에 얹혀 있는 듯도 했고, 할로겐 조명에 따라 다이아몬드의 빛처럼 반짝이는 듯도 했다.


나의 (소비) 가치 기준에 따라 무례하게 입으로 휘둘러 댔던 잣대를 반성한다.


예전에 나는 네일을 하지 않는 나였고, 지금의 나는 네일을 하는 나다.

옷이나 맛있는 걸 한 번 더 먹는 것보다 네일을 한 번 더 하는 걸 선택하는 직장 동료이다.


그냥 그렇다.


어쩌면 은연중 질문에 묻어 있었을 비난, 질투, 힐난... 모든 것에 정중히 사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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