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이라 쓰고 익숙함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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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만나는 서울 사람들은 고향이 있는 날 부러워했다.(좀 더 이야기하자면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을 부러워했다)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면서 서울이 동경의 장소는 아니었기에 부러움의 대한 대답은 한결같이
'....아......네.' 로 일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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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생신이라서 고향에 내려갔다. 꽤 오래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부모님과 이곳저곳을 두세 차례 여행 다녔다.
그런 여행이 작년쯤부터 까닭 없이 싫어졌고,
올해는 생신이라서 고향에 내려간 김에 가까운 곳을 부모님과 함께 드라이브했다.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연인(?) 혹은 부부(?)가 손을 잡고 있었나 보다.
아빠가
'니(너)도 저 사람들처럼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손 잡고 다니면서 한 달 여행하고 한 달 돈 벌고..'
이상적인 삶을 제시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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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올라오는 날,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주겠다며 같이 걷던 엄마는 '지갑에 돈 조금 넣어뒀다... 니 좋아하는 커피 사 먹어라'라고 하셨다. 극구 사양했지만 가끔은 받는 것이 주는 것보다 더 큰 효도인걸 알기에 받아서 돌아섰다.
'우리 집에 애기는 아직 니다..'
그래,
집에서 결혼하지 않은 자식은 나이가 몇 살이든 부모에겐 늘 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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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갯소리로
남자들은 자기가 제대한 군대 방향으론 오줌도 안 눈다
직장인들은 자기네 회사를 여기만 아니면 된다
는 말로 자주 한다.
어렵고 힘든 시간과 감정이 뒤엉켜 축약된 장소가 '다시는 찾고 싶지 않은'의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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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서울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마음의 안식처 그리고 위안
공기에서 느껴지는 나 어릴 적의 정서가 바람과 함께 불어온다.
('고향이 있어서 좋으시겠어요?')
'네, 좋아요.'
(부모님이 계셔서 좋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