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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E Mar 27. 2023

우수수수 떨어지는 마음

사계절만 살아보면

“제주에 벚꽃 폈어”


‘거긴 아직이지?’라는 마음으로 내심 자랑을 담아 메시지를 보냈다. 이내 돌아오는 대답은 그곳에도 이미 만개한 벚꽃 사진들이었다.


이럴 수가!


주말에, 이곳 제주에선 벚꽃축제가 있었다.

벚꽃만큼 많은 인파들이 거리로 몰려 와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수십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담고 싶었는지 알 수 없는 결국 모두가 엑스트라인 사람들만 결과물로 남았다. 그래도 마음만은 몽글몽글했다.

월요일 저녁,

밥을 먹고 집 앞 벚꽃로로 나가던 찰나에 전화가 왔다.


“일주일 내내 밤산책 하려고요!”

꽃이 이쁘긴 하지만 일주일 내내 볼 만큼 똑같은 꽃에 감흥이 있냐며 상대가 물었다.


”..... 억울하잖아요. “

뱉어 낸 말을 주워 담고 싶었다.

‘이쁘잖아요.‘라든지 ’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처럼 좀 더 가벼운 대답을 했어야 했다.


이쁜 것도 맞고,

제일 좋아하는 꽃도 맞지만

.. 억울했다.

억울함의 이유를 지금 당장이라도 백 가지쯤은 갖다 붙일 수 있지만 그 말 또한 금세 주워 담고 싶은 말이 될 걸 안다. 감정만 묻어 있는 말


여러 개의 감정이 우수수수 마음에 떨어졌다.

... 그래도

버킷리스트 중 벚꽃로드를 질릴 때까지 보는 거,

이거 하난 클리어 할 수 있을 것 같다.


감정이 우수수수 말고

벚꽃잎이 우수수 떨어지면 좋을 텐데.

예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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