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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E Sep 24. 2023

9월의 기록

사계절만 살아보면

‘우연’이라는 단어가 가진 로맨틱함

우연히 갔던 광치기 해변에서

우연히 보았던 슈퍼블루문

‘1’에서 ‘2’가 되었을 때

하루가 저물어 가는 게 아쉬웠던 이유는

한 계절도 함께 가고 있기 때문이었을지도

하늘이 점점 높아진다는 건

가을이 온다는 것

현지인이 간다는 곳들을 가기 시작했고

자주 ‘마음껏’이라는 말을 붙여보며 놀기도 하고

현지인이 되면서 여행객처럼 이뻐 보이려는 노력은 시간이 감에 따라 반비례했다.

이쁜 옷보다는 실용적인 옷을 입는 날이 점점 늘어났고, 옷장에는 회사에 입고 갈 옷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현지인 스웩

현지인은 집에 돌아가야 하니 논알코올이라는 슬픔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꾸역꾸역 기다릴 만큼의 맛은 아니지만

기어코 기다렸다가 들어가는 오기는

모든 계획들이 꽝으로 끝나가던 주말이라

말 그대로 오기

제주 공기엔 습도가 눈으로 보이기도 하고

서울에서 가고 싶었던 전시를

제주에서 제주스럽게 감상하고

주말 아침 일어나 따뜻한 라떼 한 잔을 가지고 동네 한 바퀴 산책

딱 저기서 여기까지 나의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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