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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E Sep 11. 2023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 하는 연습 중

사계절만 살아보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살을 에워싸는 바람과 함께 시작된 제주의 시작이 어느덧 여러 번의 계절을 보내고,

습도에 걱정이 앞섰던 여름도 보내고 나니 결국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반년을 보내며 주변 사람들이 제주 생활은 어떤지 물어보는 횟수는 서서히 줄어들었고

나 또한 이질감보다는 주말마다 제주의 이곳저곳을 여행하며 이곳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한참 생각에 빠질 때는 (제주 생활의, 삶의) 궁극은 하고 싶었던 것을 해 봄으로써

'아, 별거 없구나!'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란 생각을 자주 했다.

남들이 들으면 다소 허무주의적 생각 같지만 나의 마음은 담담에 가까운 것이었다.


경험


발이 닿지 않는 바다는 여전히 두렵지만 바위틈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은 수족관에서만 보던 물고기들과는 달랐다. 바닷물에 젖은 얼굴은 내리쬐는 정오의 뙤약볕에 따가웠지만 샤워장에서 씻고 나온 뒤 맞는 자연풍은 시원했다.

수영 실력은 겨우 엉덩이만 물에 뜨는 수준이라는걸 알게 되었으며, 파도는 생각 보다 더 무서운 것이었다.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 정도는 (포기) 다른 누군가에게 양보할 줄 알아야 하는 게 삶이라는 걸 터득하게 되는 요즘이다.


무엇을 얻고 싶은지

어떤 걸 포기했을 때 조금 더 후회할지

생각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바람처럼

명쾌한 선택이 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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