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에 변수의 변수
10월의 주말,
제주시 야외에서 공연이 열렸었다. 평소 좋아하던 밴드가 참여하는 공연이라 선택에 ‘굳이(그걸 보러 가야 할까?)’와 ‘당연히(봐야지!)’ 사이엔 고민의 여지는 없었다.
공연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 가을이었다, 그 공연이 음악이라면 더욱더.
밤공기는 가수의 목구멍으로 넘어가 음색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뱉어낸 목소리는 청중들의 귀로 들어가 마음을 몽글하게 만들었다.
변수
기다리던 마지막 무대, 예정된 시간보다 준비 시간이 길어졌다.
당황한 사회자는 리허설까지 했지만 건반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변수가 생겼다.
당황스러워하던 사회자의 목소리와 황당했을 출연진, 옆 의자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한둘씩 일어나 가기 시작했다.
금요일 퇴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일을 하면서 변수에 변수의 변수를 겪으며 화가 머리까지 치밀었다.
그 화는 주말인 다음날 아침까지 가시지 않았다.
'못났다, 못났어.' 지나간 일에 감정을 허비하는 스스로를 자책하면서도 떨쳐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화가 났던 첫 번째 이유는 이 일을 하면서 다음에도 이러지 말라는 법이 없어서이고 두 번째는 말 그대로 갑자기 생긴 변수였기에 회사에 대안책을 마련해 달라 요구하는 것이 타당한지 나 조차도 확신이 들지 않아서였다. 한마디로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았다.
공연이 시작되기를 기다리며
누구든 언제나 자신의 자리에서 변수를 맞닥뜨릴 때가 있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저 사람들도 당황스럽겠지!
그리고 화도 나겠지!
다음번 공연도 잘 갖춰진 공연장이 아닌 이상 이런 변수들은 일어날 수 있을 테고,
불쾌한 경험을 다시 겪지 않기 위해 그 일을 그만두는 선택을 하는 사람은 적을 테지... 없을 테지.
삶의 변수가 날 성장 시킬까?
누군가는 경험이라고 부르는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