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결재판을 들고 상사의 방문을 노크했다.
책상 위에 올려진 서류 더미에 파묻혀 그중 하나의 서류를 훑다가 노크 소리에 숙이고 있던 얼굴을 들었다. 치켜든 얼굴에 흘러내린 안경테를 오른손으로 끌어올렸다. 여전히 어깨는 책상과 가까이에 있었다.
이유 없이 불편한 시선, 얼굴 45도
고개만 치켜드니 자연스레 눈이 문으로 들어오는 대상의 정면이 아닌 밑에서 치켜든 모습이었다.
"ㄱ..겨...결재 받으러 왔습니다."
죄지은 것 없이 떨리는 곳이 학생일 때는 교무실이더니 직장인이 되니 상사의 방 앞으로 명칭만 바뀌었을 뿐이다.
‘왜 불편할까?’
생각해도 모르겠던 것이 책을 읽다가 ‘아!’하는 문장을 발견했다.
어른들의 시선은 그 안에 있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선이라고 했다.
사람을 분석하는 눈빛
아이들은 행동과 말로만 받아들이면 되지만 어른들의 말은 저 말 안에 어떤 뜻이 있을까?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하는 말 투성이다.
내가 생각했던 범위 내에서 대답이 나오면 하하호호로 끝나는 아름다운 이야기겠지만, 그 경계선을 넘어가면 ‘또 이건 무슨 말이야?’라는 말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온다.
오늘도 이건 무슨 말이야?로 끝났던 지난날의 화젯거리 일처리를 내가 밟았을 뿐이다.
그래 이건 일이지 똥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