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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 E Dec 17. 2023

리얼라이프

모습이 달라진 삶

마치 사귀는 사이처럼 퇴근을 하면 자연스럽게 익숙한 숫자 버튼을 눌러 서로의 오늘을 몇십 분씩 이야기하던 친구.


몇 년 만에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을 한 지인 중 미혼 일 때 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본인에게 안정감을 주어 (결혼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사람이 있다. 이 친구도 그중 한 명이었다.


만약에로 시작되는 질문,

‘만약에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넌 갈 거야?‘

이유는 달랐지만 우린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친구는 남편이 있고 아이가 있는 지금의 삶이 예전에 늘 알 수 없는 공허감을 갖고 있던 때 보다 좋다고 했다.


친구는 공허감이 엷어져 가끔씩만 그런 감정을 자신이 갖고 있다고 느끼는 듯했다.


유치원을 다니는 첫째와 이제 막 걷기 시작한 둘째 때문에 최근에 앉아서 식사를 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언젠가 휘몰아치는 감정이 친구에게 올 거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없을 뿐인 상태,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폭풍처럼 휘몰아치며 다가 올 감정을 친구가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난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


천천히 생각하고 준비하는 시간만이 폭풍을 막을 수 있는 게 아닐까.


'무조건'이라는 전제가 붙는 삶은 어디에도 없기에 난 살아보지 않은 타인의 삶을 부럽다고 말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가는 친구에게 각자가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자고 끝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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