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비혼주의

오늘의 생각

by just E

엄마의 옷은 사계절을 합하여도 서랍장 한 칸을 채우지 못했다.

나의 옷은 행거에 걸어 둘 곳도 부족해 옷방의 빈 공간 어디라도 틈이 보이면 쑤셔 넣었다.


도대체 엄마의 인생이란 무엇일까.


겨우 옷 하나도 포기하지 못하는 난 엄마의 삶을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은' 영역에서 차츰차츰 벗어나 '할 수 없는'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뭣도 모를 때 해야 하는 게 결혼'이라는 옛말은 틀린 게 아니었다.

저울질하는 고민들 중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옵션을 선택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


옷 하나 포기하지 못할 나의 이기가

옷 하나쯤은 포기할 것만 같은 역할이 두렵다.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게 변한다는 건 자신의 삶은 흐려진다는 것일까. 삶이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는 것일까. 삶이 성장한다는 것일까. 다수의 인생 그래프에 자신의 삶을 평준화시킨다는 것일까.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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