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제주에 내려와서 샀던 것들 중에는
제주가 아니어도 샀었을 물건이 있고
제주여서 샀던 물건들도 있다.
트레킹화
제주여서 산 물건 중 하나이다.
처음에 신었을 때는 앞코 쪽이 불편해 신어보지 않고 샀던걸 후회했고, 눈 쌓인 한라산에 아이젠을 차고 올라갈 때는 사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정작 많이 신지는 않았지만 꼭 필요한 순간들이 있었다.
4시간 트레킹을 하면서 조금씩 채울 수 있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게 된다면 새 신발을 열 번 정도는 신어 발에 길을 들여야겠단 생각, 사람을 세 번은 만나봐야 한다는 말이 새 신발과 같은 의미일까라는 생각과 어린 왕자와 여우 생각과.
너무 많이 걸은 후유증은 다리보다 머리에 먼저 왔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