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런치를 시작할 때 나름 다짐한 게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한편씩 꾸준히 발행할 것'
2. 하지만 저는 알고 있었죠. 매주 한편씩 쓰는 게 얼마나 어려울지..ㅠ 그래서 작가 신청 전에 이미 4편을 써 놓고 시작했습니다. 매주 한편씩 새로운 글을 쓰고 + 3개 정도 세이브가 있으니 조금은 여유가 있을 거라 믿었어요.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3. 주말에는 일을 하거나, 약속이 생기거나, 혹은 너무 피곤해서 기절해 있거나 삼자 택일이 되어 자꾸 세이브만 까먹고 있더라고요.
4. 그러다 다가온 설날,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브런치를 시작해서(!?) 이 명절에 쉬지도 못하고 글 쓰는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인가.. 내가 누군가 발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작가는 아니지만, 나도 명절에 한 번 휴재 찬스를 써볼까?
5. 그래서 시작된 저의 별 것 없는 명절맞이 번외 편. 하지만 명절을 맞는 대표의 마음이 궁금하시다면! 끝까지 읽어주세요 :)
6-1. 쉬기 : 대표가 돼서 가장 잘 안 되는 것이 바로 뇌의 on/off 버튼 동작입니다. 사람이 가끔은 뇌 전원을 끄고 쉬어야 하는데, 대표가 된 이후에 그게 정말 잘 안 돼요. 스스로를 갉아먹는 것을 알면서도 잘 안 돼서 저도 너무 힘이 듭니다. 휴일이나 명절에 쉬면 '내가 지금 이렇게 쉴 때인가'싶고 막 해야 하는 다른 일들이 생각나요. 예전 회사 다닐 때는 퇴근하거나 쉬는 날엔 그래도 일 전원은 꺼졌는데, 이제는 남들 쉴 때 쉬는 것에 대한 괜한 자책감 + 다른 대표는 다 일하고 있을 것 같은데 내가 이럴 땐가 하는 자괴감이 더블 콤보로 몰아칩니다.
6-2. 하지만 대표도 사람인지라 휴식이 필요합니다. 재충전이 필요해요. 옛 전래동화에서도 그랬죠- 나무를 벨 때 도끼를 갈면서 한 번씩 쉬어가는 나무꾼이 주야장천 도끼질만 하는 나무꾼보다 훨씬 효율이 좋다고요. 그래서 이제는 쉴 땐 쉬어야 한다고 조금씩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대표님들, 명절에는 가족들과 같이 시간 보내면서 좀 쉬셔요! :)
7-1. 명절비 : 회사를 설립하고 직원이 들어오고 첫 명절이 되었을 때, 고민이 되었습니다. 제가 다녔던 옛 회사에서의 경험을 생각하면 떡값이라 불리는 명절비 혹은 상품권, 못 해도 스팸 세트라도 쥐어 보내서 빈 손으로 집에 가는 일은 없었지요. 하지만 지금 우리 회사는? 경제사정은 여유롭지 않은데 명절은 왔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의 경우엔 적지만 돈을 챙겨준 적도 있고, 홍삼세트 등의 먹는 선물을 챙겨준 적도 있습니다. 잘 못 챙겨줄 때는 마음이 정말 괴로워요. 내 맘 같아서는 정말 더더 잘 챙겨주고, 더 좋은 것 해주고 싶은데 말이지요.
7-2. 정답은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회사가 여유로워 잘 챙겨주면 너무나 좋겠지요. 하지만 작은 회사에서는 이것마저도 큰 지출일 때가 있습니다. 대표님들이 회사 상황 등을 잘 고려하셔서 선택하시는 게 맞겠습니다만, 그래도 함께 일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작게라도 표현하는 건 좋을 것 같아요.
8-1. 가족 : 명절에는 보통 가족과 친지들이 모입니다. 회사를 퇴사하고 사업을 하고 있는 나를 지지해주는 가족도 있지만, 걱정의 눈길로 보는 가족들도 있지요. '취업 준비 잘하고 있지?', '결혼은 언제 할 거니?'처럼 회사를 운영하는 사업가에게 '사업 잘 되고 있지?'라는 말도 참 어려운 질문이라는 것을 저도 창업하고 깨달았습니다.
8-2. 사실 사업 어려운데.. 나도 맨날 해답을 찾고 있는데 가족들에게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의 순간이 오더라고요. 비꼬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것을 알아서 더 대답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제는 웃으며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정도로 끝나지만 초반에는 저 질문을 들으면 가슴이 턱-하고 막히는 것만 같았답니다.(아 물론, 지금도 이 꽉 깨물고 버티는 중이라 쉽지 않습니다만..)
9. 이 세상의 모든 대표님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To be continued-
#7. 산의 정령 찾기(aka 나의 멘탈부적)
- 가족, 친구
- 스타트업 동기
- 사업 선배, 인생 멘토
회사 10년 다니다 퇴사한 창업가 개인의 경험사로, 모든 내용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