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 존재는 자동사(自動詞)이거늘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22 – 존재는 자동사(自動詞)이거늘


20대 여성인데 자신감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의욕도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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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요.

이유를 말해보라고 하면 정확히 “이거 때문이다” 명확히 대답은 못하겠어요. 그냥 너무 우울하고 외로워요.

집은 너무 가난한데 아버지는 암에 걸려서 일을 그만두고 암 투병 중입니다.

남자친구에게 많이 의지를 하고 있는데 저에게 문제가 많은지 트러블도 너무 많이 생깁니다. 남자친구는 제가 우울해하면 저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생각해보래요. 그런 걸 생각하면 절대 우울할 리가 없다고 해요. 생각 많이 해봤어요. 저보다 상황 안 좋으신 분들. 그래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것을 보니 저는 그분들보다 더 힘든가 봐요.

너무 죽고 싶은데 그래도 내일이면 더 나아지겠지 하는 1퍼센트의 기대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요. 그런데 단 한 번도 나아진 적은 없어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싶어도 그럴만한 형편이 안 되네요. 상담받는다고 딱히 나아질 것 같지도 않구요.

집안 문제, 미래 문제, 이성 문제 다 겹쳐져서 더더욱 우울해지네요. 저와 가장 가까운 사람인 엄마 그리고 남자친구에게 저라는 존재는 참 문제도 많고, 그들 인생에 피해나 주는 존재인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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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마치고 온 이 남자 역시 자신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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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도 다녀왔지만 제가 나약해서 그런지 시험을 보면 계속 낙방입니다.

포기하고 싶어도 집안 형편상 그럴 수도 없어요. 억지로 책을 펴면 공부가 지겹고 나약하기만 한 제 스스로가 부끄럽고 싫습니다.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나이는 먹어가고... 존재 자체가 민폐인가 싶기도 합니다.

점점 남들 앞에 서는 게 싫어집니다. 명절 때도 친인척들 안 보고 싶습니다.

왜 이렇게 나약할까요. 아무것도 못 해낼까 봐 두려워요. 시도한 적은 없지만 죽음을 가끔 생각합니다. 죽으면 편안해지지 않을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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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살아간다. 물질적으로 가난해도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한 것이다. 행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택이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도 삶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 존재하는 것은 타동사가 아니라 자동사(自動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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