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직도 장남-남아 선호 사상이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23. 아직도 장남- 남아 선호 사상이


AI가 사람을 대신하는 천지개벽의 세상이지만 아직도 남아선호, 장남 우선 등의 생각으로 아픔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비교적 젊은 부모는 그러지 않을 듯한데 실제는 그러지 않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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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모든 게 형 중심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무언가 잘못하면 “왜 형만큼 못하냐” “왜 형한테 덤비냐” 등 나는 나인데 왜 형만큼 못하냐고 화를 냅니다.

방에서 형하고 장난치다가 형이 아프게 때려서 울었습니다. 그러자 형이 커터를 목에 들이대고 “소리 내서 울면 죽여버린다” 라고 해서 저는 너무 충격을 먹어서 그 말을 따랐습니다. 장난이라면서 팔뚝을 때리고 심한 멍까지 들자 형은 “부모님에게 들키면 죽인다”고 해서 안 들키려고 여름에도 긴 옷을 입었습니다. 그래도 어머니에게 들켰는데 저는 “어딘가에 부딪혀서 그랬다”고 둘러댔습니다.

이걸 멀리서 지켜보던 형은 방에 들어오라고 하더니 때렸습니다. 너무 아프고 무서워서 어머니에게 말하자 “니가 잘못했으니까 맞은 거 아니냐” 면서 되려 저를 혼냈습니다.

어머니에게는 형이 최고입니다. 제가 뭐라고 말하려고 하면 어머니는 말을 막고 “형을 봐라. 저 나이인데도 똑 부러지게 말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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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부터 내담자는 ‘자기 생각을 말하면 안 된다’고 여기게 되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자기비판’을 하니까 뭔가 답을 얻은 느낌이 들어 그때부터 자기비판이 버릇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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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을 보면 여주인공이 어떤 상황이든 모든 것을 사랑해주고 영원히 곁에 있어주는 착한 남자주인공이 있잖아요. 근데 현실은 정말 아니더라구요. 계산 없는 사랑은 없다는 것을 많은 상처를 통해 알게 되었어요. 누군가를 만나는 것에도 지쳤어요.

저는 부모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은 오빠만 챙깁니다. 결혼해서 아이들까지 낳았는데도 매번 아들, 아들입니다. 저는 서른이 다 되도록 결혼은커녕 연애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딱히 잘난 것도 없고, 엄청 예쁜 것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직장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거기다가 자신감도 없어요.

솔직히 말해서 저는 자존감이 없고, 비뚤어진 성격입니다. 사랑을 받지 못했거든요. 행복해 보이는 친구들을 보면 죽고 싶고, 어떤 때 친구를 죽이고 싶기도 해요. 나만 불행한 거 같아서. 저 미친 것 맞지요?

저의 장점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매일 야단맞았으니까. 오늘 당장 죽어도 부모님은 시원하다고 할 겁니다. 저를 위해 슬퍼해줄 사람 하나 없는 처지. 지금 죽는 게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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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는 “오빠만 사랑할 거면 나를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나도 궁금하다. 왜 형제 중에서 한 사람만 편애하는지. 그 결과 한 사람은 평생 힘든 짐을 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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