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도박은 무조건 맞아야 해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21. 도박은 무조건 맞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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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힘들어도 꿈이 있었던 청년입니다.

어릴 적부터 많은 콤플렉스가 있었고, 남들 신경 안 쓰고 고민 안 해도 될 것도 항상 고민하고 머리 아프게 살아왔습니다. 신체적으로나 외관상으로나 잘 나고 싶다 그런 거 없이 그냥 평범하게만 되어도 좋겠다고 늘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가뜩이나 자존감이 없는데 3년 전부터 얼굴에 두드러기가 나서 사람들 대하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완치가 안 되는 병이라네요. 남들 앞에 나서기 힘들어지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겨서 늘 숨거나 어둡고 외진 곳에서 일하려고 피해 다녔습니다.

나도 모르게 인터넷 도박에 빠졌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선택한 거고 제 스스로 절제하지 못했으니까요.

빚 갚아보겠다고 타지 와서 노가다하면서 뼈 빠지게 돈 벌었는데 이것마저 도박으로 날렸습니다. 한꺼번에 빚 청산하려고 더 매달리다 보니 빚만 잔뜩입니다. 매달매달 외줄 타듯이 주변인에게 돈 빌리고, 돌려막고, 참, 제가 봐도 제 자신이 한심합니다.

이제는 너무 버겁습니다. 마지막 순간이 온 거 같아요. 홀로 계신 어머니께 미안합니다. 저는 끝까지 불효자고 끝까지 못난 놈입니다

죽는다 결심해도 막상 두렵고 겁나서 또 못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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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빠진 자들. 일단 등짝부터 한 대 갈기고 시작할 일이다.

안다. 이해한다. 그들이 도박에 빠져든 과정을. 누구는 외로워서, 누구는 우연히, 누구는 살짝 맛본 달콤함 때문에 도박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들 대부분이 자기가 늪에 빠져있음을 잘 안다. 그런데도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게 바로 도박 중독이다.

중독은 ‘성향’이 아니고 병이다. 그것도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히는 심각한 병이다. 병이 나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듯이 중독 또한 마찬가지다. 의지만 가지고, 등짝을 수차례 맞아서는 고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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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가 도박에 빠져 현재 집이 엉망인 상황입니다. 온갖 협박으로 저는 이미 지쳤고 고소를 하려고 합니다. 회사 찾아와서 돈 빌려달라며 사람들 보는 앞에 울고불고, 안되면 협박합니다. 아빠 휴대폰 잠금 풀어달라고 회사며 집이며 찾아오고, 안 해주면 집 팔겠다, 차 팔겠다, 그러고 자기는 도망가겠다 등 협박 때문에 너무 무서워서 한번 풀어준 적이 있습니다.

제가 미친년이지, 그게 발단이 됐습니다. 제가 풀어준 것 때문에 아빠 카드로 대출을 엄청 쓰고 도망갔다가 조금 잠잠해진다 싶으면 기어와서 저를 협박합니다. 공범이라고, 아빠한테 말해서 함께 죽게 만들겠다고, 피를 봐야 정신 차리겠냐고, 그러니 돈을 가져오라고...

이전에 2000만 원 가까이 뜯겼고 거의 갚아가니 또다시 부모님 들먹이면서 협박해서 또 이번에 2500만원 뜯겼어요. 내 돈도 아니고 대출로. 나도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끝났다고 했고 그 말을 믿고 싶었어요. 그런데 또 멍청하게 이용만 당한 거 같습니다. 돈을 갚기는커녕 다시 또 돈을 해달라고 하네요. 친구에게 빌려와라, 대출받아라, 카드 만들어서 대출 받아라, 이것도 다 막히니 대부업체에 돈을 받아와라 등.

내 자식도 아니고 단지 저는 동생으로 태어난 죄밖에 없는데. 그게 죄면 진짜 오빠를 죽이고 저도 죽으려고 합니다. 그래야 남은 부모님이라도 속 편하게 사실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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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자 옆에 또 하나의 중독자를 본다. 끊지 못하는 게 중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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