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대가리는 대가리를 만든다

-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by Li Pul

40. 대가리는 대가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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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능입니다. 그래서 대가리 때문에 좌절입니다. 초등 4학년에서 두뇌 성장이 멈춰버린 채 몸만 성인일 뿐 초등학생 정도 머리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상생활하는데도 불편함이 너무 많습니다. 대가리 때문에 지금까지 무수한 인간관계 실패와 괴롭힘과, 자존심이 무너지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모자란 행동으로 극심한 따는 물론 괴롭힘 당하고 기본적인 학교생활 적응도 못해서 담임이 포기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자퇴하고 지금까지 며칠 이상 지속되는 인간관계를 가져보지 못했습니다. 정상인에 비해 분위기 파악도 늦고, 눈치 없고, 말하는 데 조리도 없습니다. 가족 외에는 친밀한 관계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이놈의 모자라는 대가리로 평범한 사람들이 웬만한 거 다하는 걸 하지 못해 늘 낭패입니다. 그런 때는 부모 원망을 합니다. 내가 보기에도 볼품없는 외모에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쓰레기로 좌절한 지 오래입니다.

자퇴 이후 10년 동안 상담이니 정신과니 검사니 다해봤어도 신경안정제만 먹었지 대가리가 그대로이니 은둔형 외톨이보다 조금 나을 뿐입니다. 어쩌다 단기로 물류 관련 일 빼곤 계약 맺고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3일 넘게 일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컴퓨터만 하고 지내느라 잃어버린 시간이 너무 많았습니다. 열심히 컴퓨터 한 거를 다 따지면 몇 억대의 일을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컴퓨터만 하게 만드는 대가리.

이놈의 똥만 찬 두뇌 탑재된 대가리가 저를 망쳐버린 모든 악의 근원입니다. 이대로 극빈층으로 살아갈 텐데 이렇게 사느니 빨리 죽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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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여행 다니고 봉사도 많이 하는 한비야 씨. 그는 자기 자신이 너무 좋다고 한다. 성이 한 씨라서 좋고, 여자여서 좋고, 57년 개띠여서 좋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특별히 좋아할 이유가 없는데. 어느 중국집에는 복을 많이 받으려고 한자로 된 복(福) 자 글씨를 써서 거꾸로 걸어놓았다. 그래야 들어온 복이 안 나간다는 거다.

사람들은 다 자기 생각대로 산다. 특별한 이유 없이 자기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 복자를 거꾸로 붙여놓고 복 받을 것이라고 좋아하는 사람. 경계선 지능 판정을 받았다고 해도 ‘머리’가 아니라 ‘대가리’라고 하면 ‘대가리’로 살아가는 거다.


경계선 지능을 가진 경우 ‘느린 친구’라고 부른다. ‘느린 친구’들은 늦을 뿐이지 결코 심성이 나쁘거나 못난 것이 아니다. 남들보다 느리면 천천히 가면 된다. 이 바쁜 세상에 천천히 가는 것도 하나의 좋은 삶의 방법일 수 있다. 일부러 돈 내고 모여서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행동하는 것을 배우기도 하는 세상이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그렇다고 사람이 하지 못할 어려운 일도 없다. 지금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은 과거에 생각지도 못하던 것이 현실화된 것들이다. 대가리가 아니라 머리로 그렇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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