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짝을 딱! 때려주고 싶어
42. 아무리 그럴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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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직 13살, 6학년 학생입니다.
저 진짜 죽고 싶어요, 저희 가족은 엄마 아빠 다 맞벌이를 하세요. 근데 아빠라고 부르기도
싫은 아빠는 회사를 다니시다가 사업을 하셨는데 다 망했어요. 알바한테 돈 줘야 하는데 계속 안 줘서 법원에서 종이 날아온 적도 있고 우리 집이 팔린다는 종이도 날아온 적 있어요. 이럴 때마다 저도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고 아빠가 원망스러운데 저희 엄마는 오죽하겠어요. 제 마음보다 몇 배는 더 고통스러우실 거예요.
아빠에 대한 감정이 더욱더 안 좋게 퍼져나가고 있었어요. 그냥 아빠가 없어졌으면 좋겠고,
그냥 마주치기가 싫어요. 그런데 아빠는 저에게 항상 요구하시고 이것 때문에 화를 냅니다. 바로 인사예요. 인사하라고. 근데 저는 아빠한테 인사하기 싫어요. 아빠 노릇 못하는 사람한테 왜 인사를 해야 하는 거죠. 다른 사람들은 이것을 다 예의가 없다고 하세요. 근데 그 사람들은 저의 마음을 알까요. 저는 아빠를 마주치기가 싫고 제 인생에서 없어졌으면 해요. 혼낼 때마다 절 때리시고 왜 그러냐고 물으시는데 전 그때마다 답을 안 하고 입만 다물고 있었어요.
항상 죽고 싶어요. 근데 전 더럽게 아플까 봐 겁이 나서 못 죽고 있었어요. 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 근데 어젯밤 일이 터진 거예요. 또 인사를 안 한다고 저를 끌고 방에 가서 혼내셨죠. 또 왜 인사를 안 하냐고 말을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참다 참다 드디어 사실을 말했어요. 그러니까 갑자기 머리를 때리시면서 제가 이상하다고 폭언을 하셨어요.
진짜 정말 죽고 싶어요. 저는 아빠 때문에 엄마가 힘든 게 제일 싫어요. 어떤 때는 정말 심하면 아빠를 죽이고 싶었어요. 아빠는 항상 반성하라고 하는데 저는 반성할 마음이 없어요. 이대로 사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제 인생은 망가졌어요. 세상에게 버림받은 것 같아요. 자고 일어나면 제가 좀 죽어있으면 좋겠어요. 아직 13살밖에 나이가 안 들었는데, 제 친구들은 다 행복해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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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이 아이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일, 지켜야 할 일은 지키는 게 옳다.
‘네 탓’ 때문이라고 해서 해야 할 일은 안 해서는 곤란하다. 그럴수록 지켜야 할 일은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네 탓’이 결국 ‘내 탓’이 되고 만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어떻게 대하는지 불평을 하기 전에 당신은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그들이 어떻게 느끼도록 했습니까?”
타인에 대해 불평이 많은 내담자에게 던진 어느 심리학자의 질문은 남들이 나를 하찮게 여긴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하다.
상대가 아무리 그럴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쪽에서 옳게 반응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첩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