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
뮤지컬을 좋아하는 내가 특별히 좋아하는 뮤지컬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다. 이번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을 보고 난 후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다 지금까지 내가 이 뮤지컬에 대해 브런치를 쓰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바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빨래>이다. 누군가 나에게 뮤지컬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주저 없이 추천하는 뮤지컬 중 하나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본 뮤지컬 중 하나이기도 한 뮤지컬 <빨래>. 이번 2025년 20주년을 맞아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기도 했을 정도로 사랑받는 창작 뮤지컬이기에 남겨놓고 싶었다.
[시놉시스] 여전히 비 오는 날을 살아가는 우리. 다른 듯 닮아 있는 우리의 이야기, 당신의 어둡고 막막한 시간과 함께하는 공연, <빨래>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서울살이 5년 차, 나영. 집세와 나이는 늘어가지만 꿈은 닳아 지워진 지 오래다. 작가가 되고 싶었던 꿈과는 달리, 나영의 직업은 서점 직원. 서울살이 5년 차, 몽골 청년 솔롱고. 꿈을 좇아 한국에 왔지만 이번 달 월급조차 밀릴 위기다. 어느 날, 우연히 바람에 날려 온 나영의 빨래를 계기로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나영은 직장에서 부당한 일에 맞서다 불이익을 당하고, 솔롱고는 방세를 내지 못해 쫓겨날 위기다. 서로의 아픔을 알게 되었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참아야만 하는 두 사람. 희정엄마와 주인할매는 힘없이 주저앉아 울고 있는 나영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면 위로를 건네고, 나영은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게 되는데… 직장인, 버스기사, 학생, 일용직 노동자, 서울살이 10년 차 희정엄마, 그리고 어느덧 서울살이 45년 차 주인할매. 각자 마음속에 아픈 사연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빨래>.
내가 뮤지컬 <빨래>를 처음 만났을 때는 내가 대학로에 거의 매일같이 '출퇴근'을 하던 시절이다. 그때 당시에도 대학로에서 워낙 유명했던 뮤지컬이었기에 언젠가 꼭 봐야지 아껴두다가 만나게 되었었다. 그때는 뮤지컬 <빨래>가 11차 프로덕션으로 학전그린 소극장에서 올려지던 때였는데, '빨래'에 푹 빠져버려 그 후 극장을 옮겨 올려지던 때도 열심히 보러 다녔었다. 뮤지컬 <빨래>를 통해 일본 공연에서 '솔롱고'를 맡으셨던 노지마 나오토 배우님도 만나볼 수 있었고, 최호중, 강정우 배우님의 '솔롱고'와 김혜진, 차미연, 장혜민, 홍지희 배우님의 '나영'도 만나볼 수 있었다.
뮤지컬 <빨래>의 매력은 그때그때 다가오는 넘버가 다르다는 것인데, 처음 만났을 때는 '나영'이 부르는 넘버인 '한 걸음, 두 걸음' 듣고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그다음에는 '참 예뻐요'에서 마음이 녹아내리고, '비 오는 날이면'이랑 '슬프면 빨래를 해' 넘버를 들으며 위로받기도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뮤지컬 <빨래>의 배역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주인공인 솔롱고와 나영 외에도 희정엄마와 주인할매, 그리고 캐릭터 한 명 한 명 모두가 소중하다. 마음이 지치고 위로받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뮤지컬 <빨래>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남겨보며 짧은 빨래의 후기는 여기서 끝. 우린 지치지 않을 거야!
빨래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는 것처럼, 인생도 바람에 맡기는 거야. 시간이 흘러 흘러 빨래가 마르는 것처럼, 슬픈 니 눈물도 마를 거야. (…) 깨끗해지고 잘 말라서 기분 좋은 나를 걸치고 하고 싶은 일 하는 거야. 자, 힘을 내. 어서! - 슬플 땐 빨래를 해, 뮤지컬 <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