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뉴욕' 나이로비를 탐방해요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케냐의 나이로비는 '아프리카의 뉴욕'이라고 불린다. 아무래도 동아프리카의 핵심 도시이기에 다른 동아프리카의 수도보다는 굉장히 발전되어 있는 편인데,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 때문인지 주변 사람들에게 나이로비 사진을 보여주면 정말 이곳이 아프리카가 맞는지 되물어 본다. 아프리카는 하나의 나라가 아닌 55개의 나라들로 이루어진 '대륙'으로 각 나라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문화들이 정말 다양하고 다채롭다. 그렇기에 아프리카 대륙의 매력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고, 그렇기에 이 브런치가 별 건 아니지만 아프리카에 대해 조금 더 잘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래서 흐름이 끊기기 전에 이어가 보는 항해일지, 케냐 나이로비 두 번째 이야기!
저번 브런치에 소개한 지라프 센터와 코끼리 고아원이 위치한 지역은 바로 케냐 나이로비의 지역 중 한 곳인 '카렌'. 카렌 지역에는 야생동물 보호 명소 외에도 가볼 만한 곳이 한 곳 있는데, 바로 지역 이름의 어원이기도 한 카렌 블릭센 박물관 (Karen Blixen Museum). 이곳은 덴마크의 여성 소설가인 카렌 블릭센이 1917년부터 1931년까지 커피농장을 경영하며 지내던 곳으로, 그 작가의 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영화가 바로 그 유명한 1986년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이다. 카렌 블릭센은 이혼 후에도 케냐에 정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운영하던 커피 농장의 화재로 인해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되고, 결국 덴마크로 돌아가 다시는 케냐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남편과의 이혼, 연인과의 사별, 커피농장 화재와 파산까지, 자신의 인생에 있어 극적인 순간들이 많았던 곳이었기에 돌아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을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속 장소는 다른 곳이지만, 실제 인물인 카렌 블릭센이 살던 음보가니 하우스는 현재는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카렌 블릭센 박물관 안에는 그녀가 사용하던 당시의 생활 물품들과 영화에서 사용되었던 소품 등을 만나 볼 수 있었는데, 이곳에 방문하기 전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보고 갔었기에 영화 속 소품들을 보자마자 영화 속 로맨틱했던 장면들이 떠올라 홀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카렌 블릭센 박물관은 '숲 속의 집'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 둘러보기 좋았다는데, 특히 집 뒤쪽 정원에서는 응공 언덕 (Ngong Hill)의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았다. 관람을 마친 후, 기념품 샵에서 카렌 블릭센 본인이 직접 그린 그림이 담겨있는 엽서들을 구매하는 것으로 박물관 방문을 마무리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하고자 하는 또 다른 곳은 바로 나이로비 국립 박물관 (Nairobi National Museum). 나의 브런치 글들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내가 박물관 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을 아실 것 같다. 어느 나라를 방문할 때면 그 나라의 박물관과 미술관은 꼭 가보는 편이라, 나이로비에서도 국립 박물관에 방문하게 되었다. 1960년 대에 개관한 나이로비 국립 박물관은 케냐의 자연사, 문화,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1층은 주로 자연사, 그리고 2층은 문화와 역사를 만날 수 있던 곳이었다. 1층에는 다양한 야생 동물들이 박제되어 전시가 되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나는 그런 박제된 동물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무서움을 느끼기에 그 장소는 아쉽지만 빠르게 스킵해야만 했다.
나이로비 국립 박물관 2층은 케냐의 다채로운 전통가 문화와 관련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사이족은 물론 케냐에 살고 있는 다양한 부족에 대한 역사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비교적 최근의 케냐의 독립의 역사에 대한 부분도 만나볼 수가 있어서 흥미롭게 구경했던 곳이다. 다만 좀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내가 흥미를 가지고 있는 케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전시 공간이 자연사 전시 공간에 비해 상당히 작았다는 점이었다. 내가 갔던 때가 벌써 10년 전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최근 나이로비 국립 박물관 관련 글을 봐도 내가 갔었던 때랑 그렇게 크게 차이가 없는 것 같아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소장품들이 흥미롭기 때문에 나이로비에 가게 된다면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곳은 나이로비의 여러 장소 중 가장 의미 있는 곳이 아닐까 싶은 카루라 포레스트 (Karura Forest). 카루라 포레스트는 2004년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왕가리 마타이 여사 (Wangarĩ Maathai)와 관련이 깊은데, 바로 이곳이 그녀가 지켜낸 숲들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사회 운동가인 왕가리 마타이 여사는 1977년 케냐의 '그린벨트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1900년대, 케냐 정부의 개발 계획으로 파괴될 위기에 처했던 카루라 포레스트를 앞장서 시민들과 함께 지켜낸 왕가리 마타이 여사. 그 과정에서 테러도 당하고 감옥에도 갇히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녀는 결국 카루라 포레스트를 지켜냈고 현재 이렇게 나이로비의 아름다운 장소로 남아있게 되었다고 한다.
카루라 포레스트에서 꼭 봐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곳은 바로 카루라 폭포와 마우마우 동굴. 특히 마우마우 동굴은 케냐 독립투쟁 당시 독립투사들이 숨어 지냈던 역사가 남아있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카루라 포레스트를 걷다 보면 나무를 타는 원숭이들을 자주 볼 수가 있는데, 그것 또한 묘미라고 할 수 있다. 카루라 포레스트를 걷고 있으면 양 옆으로 뻗은 나무 덕분에 상쾌한 기분이 들어 스트레스 받거나 할 때 가서 늘 힐링하고 돌아왔던 곳이다. 마지막으로 카루라 포레스트를 돌아본 후 꼭 가야 하는 곳은 바로 숲의 유일한 카페인 'The River Cafe'. 카페에 앉아서 숲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산들바람을 맞으며 커피 한 잔 하는 것으로 최고의 하루를 만들어주는 마법을 선사하는 곳이기에, 나이로비에 방문하게 된다면 정말 추천하는 장소이다.
케냐는 보통 자연환경과 동물들을 만나러 오는 곳이기에 수도인 나이로비는 어떻게 보면 쓱 지나갈 수도 있는 곳이지만, 케냐에 가게 된다면 나이로비는 한 번쯤 둘러봐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케냐 추억들을 돌아보고 있자니 즐거웠던 순간들이 떠올라 유독 케냐가 그리워지는 하루다. 이왕 이렇게 케냐에 대해 브런치를 쓴 김에 케냐의 다른 곳들도 소개해봐야겠다. 다음 브런치는 케냐의 자연풍경을 소개하는 글로 돌아오기로 나 홀로 약속해 보며, 나이로비 추억여행은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