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제80주년,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야기
2025년 8월 15일, 오늘은 대한민국이 잃어버린 빛을 되찾은 제80주년 광복절. 작년 광복절에는 유한양행에서 후원 및 제작하는 청년독립단 오리지널 뮤지컬인 광복 뮤지컬을 소개했었는데, 이번 광복절에는 무엇을 다뤄볼까 고민하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담고 있는 영화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영화들을 보고, '윤동주 문학관'과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가본다면 더욱 좋다는 사실을 덧붙이며.
1. 영화 <동주> (2016)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갑내기 사촌지간 동주와 몽규.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에게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청년 몽규는 가장 가까운 벗이면서도, 넘기 힘든 산처럼 느껴진다. 창씨개명을 강요하는 혼란스러운 나라를 떠나 일본 유학 길에 오른 두 사람. 일본으로 건너간 뒤 몽규는 더욱 독립운동에 매진하게 되고, 절망적인 순간에도 시를 쓰며 시대의 비극을 아파하던 동주와의 갈등은 점점 깊어진다. 어둠의 시대, 평생을 함께 한 친구이자 영원한 라이벌이었던 윤동주와 송몽규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명인 윤동주 시인과 부끄럽게도 잘 알고 있지 못했던 송몽규 열사를 만날 수 있었던 영화 '동주'. 영화 '동주'는 흑백영화의 방식으로 장면이 진행이 된다. 어쩌면 내가 알고 있는 윤동주는 시인이자 시대에 저항한 위대한 인물로서 알고 있었다면, 영화 속의 윤동주는 시인이기 전 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이준익 감독의 말처럼 영화 '동주'에서 만나는 윤동주 시인은 결코 우리가 생각하는 '나약한'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가장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었다. 부끄러움을 아는 결코 부끄럽지 않은 용기, 그 용기를 가진 사람이 내가 만난 영화 속 동주였다.
바람이 어디로부터 불어와 어디로 불려 가는 것일까. 바람이 부는데 내 괴로움에는 이유가 없다. - 윤동주 <바람이 불어>
2.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2019)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 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
참 부끄럽게도 1919년 3.1 만세운동 역사의 유관순 열사님을 잘 기억하고 있지만, 만세운동 그 후의 열사님의 행적들은 기억하지 못했던 것 같다. 흑백으로 진행되는 영화의 장면 덕분에 유관순 열사님의 표정이 더 세세하게 다가왔다. 그때의 유관순 열사님의 나이보다 더 많아서일까, 열사님의 용기와 결단에 마냥 부끄러워지는 마음만 가득.
무엇보다 유관순 열사님이 계셨던 서대문 감옥 8호실에는 24명의 여성 독립운동가 분들이 함께 수감되어 계셨었다. 더 생각하고 기억해야 하는 여성 독립운동가 분들을 미처 기억하지 못했다는 마음에 그저 부끄러워지는 마음. 다만 이런 마음을 마냥 부끄러워만 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순국하신 독립운동가 분들을 더 생각하고 더 기억해야지. 마지막으로 서대문 감옥 8호실에서 함께 투옥되셨던 김향화, 권애라, 신관빈, 심명철, 임명애, 어윤희, 유관순 열사님까지 일곱 분의 여성 독립운동가 분들께서 지어 부르셨다는 노래, <대한이 살았다>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만세.
전중이 일곱이 진흙색 일복 입고
두 무릎 꿇고 앉아 하느님께 기도할 때
접시 두 개 콩밥덩이 창문 열고 던져줄 때
피눈물로 기도했네 피눈물로 기도했네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
산천이 동하고 바다가 끓는다
에헤이 데헤이 에헤이 데헤이
대한이 살았다 대한이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