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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미피 70주년 기념전 <미피와 마법우체통>

나의 오랜 친구 미피의 생일을 축하하며

by 오름

어린 시절부터 나와 늘 함께해 왔던 캐릭터, 미피가 어느덧 70번째 생일을 맞아 전시회로 돌아왔다! 네덜란드에서 지냈던 2015년, 60주년을 맞아 암스테르담에서 진행된 ‘미피 아트 퍼레이드’를 구경하기도 했었는데, 벌써 70주년이라니 시간이 참 빠르다. 2025년 미피의 70살 생일을 맞아 아시아 최대 규모의 미피 전시 <미피와 마법우체통>이 인사동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표를 구매해서 나의 영원한 토끼친구 미피를 만나고 왔다.


세계 각국에서 온 편지에 묻힌 미피 @ 미피와 마법우체통


1955년 6월 21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태어난 꼬마토끼 미피. <미피와 마법우체통> 전시의 시작은 바로 ‘마법 우체통‘ 존으로 미피의 생일을 맞아 보내온 편지들 속에 파묻혀있는(?) 미피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전 세계에서 온 생일축하 편지 더미 속에서 쫑긋거리는 미피의 두 귀가 킬링 포인트!


그 옆으로 미피의 동화책에서 만날 수 있는 친구와 이웃들의 소개가 있었는데, 내 기억 속에 가장 크게 남아있는 캐릭터 곰친구 보리스 외에도 멜라니, 바바라, 그런티, 스너피 등 다양한 캐릭터의 소개를 볼 수 있었다. 딕 브루너는 미피의 캐릭터들을 본인과 본인 주변의 사람들을 투영하여 그렸다고 하는데, 그의 따뜻한 시선이 담겨서 그런가 사랑스러운 미피의 캐릭터들.


나의 영원한 꼬마토끼 미피야 생일축하해! @ 미피와 마법우체통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홈 스위트 홈’ 존으로 미피의 아빠가 가꾸는 정원과 미피의 집 안을 구경할 수 일었다. 특히 미피의 생일케이크를 들고 있는 미피의 엄마와 미피 앞에서 어른이는(?) 사진 찍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전시 중간중간에는 미피에게 보내진 편지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여기는 미피의 엄마의 편지를 읽을 수 있었다.


“나의 소중한 아기 토끼 미피에게. 날이 화창하고 좋았던 날, 아빠와 엄마는 우연히 천사를 만났어. 천사는 우리에게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귀띔해 주었지. 그리고 며칠 뒤에 미피라는 작고 소중한 아기가 우리 곁으로 왔단다. - 엄마가.”


미피의 초기 그림체는 뾰족뾰족 @ 미피와 마법우체통


다양하게 꾸며진 테마존 외에도 중간중간 전시된 미피의 원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방문했던 미피 박물관 때도 봤었던 1955년 미피의 초기 그림체로 그려진 동화책도 만나볼 수 있었다. “납작한 인형 같은 모습”이라고 표현된 뾰족뾰족한 그림체는 지금의 둥글둥글한 그림체와 다른 모습. 또한 어느 각도에서든 시선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과는 다르게, 사선으로 향하고 있는 부분도 재미있는 포인트.


또한 여기서 재밌었던 설명은 미피의 입에 대한 설명이었는데, 입이 X자 모양이라 여러 괴담들이 떠돌았던 미피의 입은 사실 토끼의 코와 입의 모양이 합쳐져 그려진 형태라고 한다. 미피와 같은 아기 토끼는 X자, 미피의 엄마아빠처럼 어른토끼는 X자에 가로선 하나가 더 더해져 별모양!


미피의 학교 구경하기 @ 미피와 마법우체통


미피의 집을 지나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 리틀 스퀘어‘. 이곳은 미피의 친구들과 이웃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레스토랑, 학교, 도서관, 영화관 등으로 꾸며져 있었고, 친구들을 만난 미피가 너무 신나서 떨어뜨린 편지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여러 편지들 중 마음이 따스워지던 편지는 미피의 절친 그런티의 이모 이기도 한 뽀삐 아줌마에게로 온 편지. 내가 미피도 아닌데 찌잉.


“미피에게. (…) 미피에게 도움을 받게 되니 기쁘고 든든했어.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건 그 자체로 즐거울 때도 있지. 미피도 이번에 그 기분을 느껴보았기를! 언제든 미피가 도움이 필요하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갈게. - From. 뽀삐아줌마“


보리스의 퍼스널 컬러는 초록 @ 미피와 마법우체통


리틀스퀘어를 지나 도착한 곳은 ‘숲’. 내가 미피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 보리스의 그림이 가득했던 곳으로, 보리스는 딕 부르너 자신을 투영한 캐릭터. 일명 ‘브루너 컬러’로 불리는 미피의 그림 속 4가지의 색 중 가장 차분한 색들로 이루어진 숲에서는 보리스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 보리스의 집도 구경하고, 캠핑장에서 미피 친구들이 하는 그림자놀이도 구경하며 ‘꿈의 언덕’을 넘어 마지막 존으로!


미피의 꿈나라에서 어른이는 빈백에 @ 미피와 마법우체통


언덕을 넘으니 나타난 ‘미피의 꿈나라’에서는 귀여운 미피의 여러 영상들이 지나가는데, 영상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빈백을 놓아두었다. 생각보다 컸던 전시관에 바로 누워버린 마음만 어린이인 어른이. 알록달록한 영상을 보고 있자니 잠시 졸음이 올뻔했지만 아직 <미피와 마법우체통> 전시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답게 볼 것들이 많이 남았으므로 힘을 내서 다음 장소로 이동!


가지말라고 붙잡는 미피의 치명적 귀여움 @ 미피와 마법우체통


떠나려는 어른이를 가지 말라고 붙잡는 치명적인 귀여움의 미피! 여기에 보이는 여섯 가지 컬러가 바로 ‘딕 브루너 컬러‘로, 빨강, 노랑, 파랑, 초록, 갈색, 그리고 회색. 각각의 색에는 딕 브루너가 담은 의미와 규칙이 담겨 있다고 한다.


빨강은 ‘당신을 향해 다가오는 따뜻한 색’, 노랑은 ‘빨강과 녹색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앞으로 돌출된 색’, 초록은 ‘전하고 싶은 일을 전할 때 필요한 색’, 파랑은 ‘당신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두려움과 추위를 표현하는 쌀쌀하고 차가운 색’. 그리고 회색은 동물, 갈색은 땅과 자연을 표현한다. 색 하나하나에 이런 의미와 규칙이 있다니 세심한 딕 브루너 아저씨.


나와 같이 그림을 구경하는 미피 @ 미피와 마법우체통


<미피와 마법우체통> 전시의 마지막 장소는 미피부터 블랙베어까지 원화 작품들과, 딕 부르너의 작업 방법 등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미피 그림들 중 ‘미술관에 간 미피’ 시리즈가 있는데, 미피가 렘브란트의 ‘야경’을 보는 엽서를 네덜란드에서 구매했을 정도. 몬드리안의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갸우뚱한 미피의 뒷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한 컷! 사실 이곳이 제일 흥미롭고 구경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앞에서 체력을 너무 써서 빠르게 훑고 나온 것 같아 아쉬움이 가득.


미피의 70번째 생일을 맞아 다녀온 전시 <미피와 마법우체통>.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 어린이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준 미피. 엄마아빠 손을 잡고 따라온 아가들부터 부모님과 함께 온 내 또래 어른들까지, 어린 아이부터 어른까지 나이를 초월하여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미피가 가진 큰 힘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던 전시. 이 글이 올라가는 오늘은 미피의 생일. 사랑하는 나의 꼬마토끼 미피야, 70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해!


딕 브루너의 세심한 작업과정 @ 미피와 마법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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