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의 성을 찾아 떠나는 근교여행
항해일지에 기록할 오늘의 장소는 바로 나의 첫 스페인 여행의 첫 도시였던 세고비아.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면서 마드리드에서 편도로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월트디즈니 백설공주의 성의 모티브가 되어준 고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디즈니 덕후로써 가보지 않을 수 없는 곳이 아닌가. 본격적인 스페인 여행의 첫날, 버스를 타고 세고비아로 출발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출발했기에 버스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며 달리고 달려 세고비아 도착!
버스에서 내려 열심히 찾아간 세고비아 여행의 첫 번째 장소는 바로 세고비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수도교 (Acueducto de Segovia). 세고비아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한 곳으로 등재되어 있는데, 정식 명칭은 “세고비아 옛 시가지와 수도교”이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명칭 자체에 이름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세고비아를 대표하는 문화유산 중 하나인 수도교. 수도교로 향하는 길, 저 멀리서부터 위엄을 뽐내는 다리 덕분에 지도를 보지 않고도 금방 찾아갈 수 있었다.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했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수도교의 거대함이 더욱 잘 느껴졌다. 로마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수도교는 약 2,000년 가까이 실제로 사용이 되었다고 한다. 그것도 놀라운데 더욱 놀라웠던 사실은 바로 수도교를 건축할 당시 시멘트와 같은 접착제가 단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고 오로지 돌을 누르는 힘으로만 지탱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고비아 수도교는 ‘악마의 다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때 당시의 건축 기술로 어떻게 이런 거대한 다리가 만들어진 건지, 무려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중력만으로 버티며 완벽하게 보존되고 있다니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사실. 옆으로 올라가서 측면에서 바라본 세고비아 수도교는 17km나 되는 길이답게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고, 완벽한 아치 모양은 수도교가 왜 악마가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나온 건지 이해가 될 정도였다.
세고비아 수도교와의 강렬했던 만남을 마치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알카사르. 버스를 타면 금방 도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세고비아의 풍경을 조금 더 즐기고 싶어 걸어서 알카사르를 가보기로 결정했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각 나라나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그곳만의 색채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세고비아의 색채는 빛바랜 노란색으로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걷고 걸어 세고비아 대성당과 마요르 광장을 지나 어느덧 알카사르에 도착!
‘백설공주의 성’으로 유명한 세고비아 알카사르 (Alcázar de Segovia). 스페인어로 ‘성’을 ‘알카사르’라고 하는데, 세고비아 외에도 스페인의 다른 도시에도 알카사르가 있지만 이곳의 알카사르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월트디즈니 백설공주에 나오는 성의 모티브가 된 곳이기 때문이다. 디즈니 백설공주에 나온 성의 모습과 비교하니 고깔모양의 지붕과 절벽 위에 위치한 모습이 굉장히 닮아있었다. 다만 애니메이션에서의 백설공주의 성과는 다르게 이곳은 요새와 감옥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번 지구마불에서 세고비아 알카사르를 가는 내용이 나왔고, 성 내부의 천장이 화려하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신기해했던 나. 사실 나는 알카사르를 밖에서만 구경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글을 쓰기 위해 사진을 고르다가 내가 알카사르 내부를 구경하며 신기해했던 화려한 천장도 사진으로 남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갔다 왔던 시간이 너무 오래돼서 그런가 기억이 가물가물. 그래도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유명한 쫄보답게(?) 무기고는 구경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들어가지 못해서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는 것. 그럼에도 알카사르 안에서 카스티야 평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사진으로 남긴 것은 기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고비아와 카스티야 평원의 풍경을 눈에 가득 담고, 아침에 내렸던 버스 정류장으로 서둘러 향했다. 버스시간이 이미 정해져 있어 세고비아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대성당을 보지 못했다는 슬픈 사실. 그렇게 아쉬움을 가득 안고 세고비아 당일치기 여행을 마무리하고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각 지역마다 가지고 있는 매력들이 너무나도 다채로운 스페인이기에 이렇게 당일치기 일정으로 근교의 작은 도시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 스페인 여행의 장점인 것 같다. 나의 최애 여행국가 중 한 곳인 스페인, 다시 여행하게 된다면 소도시 여행들로 가득 채워보고 싶다. 스페인 재방문의 의지를 다시금 되새기며 세고비아 여행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