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나라의 풍차마을 방문기
요즘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에 익숙한 나라들이 나와주는 덕분에 요즘 꾸준히 기록하고 있는 항해일지. 이제 지구마불 주사위가 남아메리카로 넘어갔기에(?) 더 늦기 전에 남겨보는 오늘의 항해일지 장소는 네덜란드의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Zaanse Schans). 잔세스칸스는 네덜란드의 전통 풍차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암스테르담 근교에 위치해 있다. 날씨가 화창했던 어느 날, 기차를 타고 잔세스칸스로 출발!
어렸을 때 나는 네덜란드라고 하면 사람들이 나막신을 신고 튤립으로 둘러싸인 풍차에서 사는 줄 알았더랬다. 그랬기에 네덜란드 어느 곳을 가도 풍차를 쉽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요즘은 현대식 풍차를 쓰기 때문에 잔세스칸스나 킨더다이크를 가지 않는 이상 전통 풍차는 보기 힘들다는 사실. 그렇기에 기차역에서 내려서 잔세스칸스로 향하는 길에 하나둘씩 보이는 풍차의 모습이 늘 상상해 왔던 네덜란드의 모습과 같아 신나기 시작했다.
잔강을 따라 줄 맞춰 서있는 전통 풍차들의 모습이 마치 “여기가 바로 네덜란드야!”라고 말하는듯한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운 잔세스칸스의 풍경! 잔세스칸스가 위치해 있는 잔 지역은 18~19세기에 무려 600개가 넘는 풍차들이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관광용으로 몇 개의 풍차만 남아있고, 목조 건물들은 주로 기념품 가게 또는 박물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치즈부터 시계, 나막신 박물관까지 재미있는 구경거리들이 많았던 잔세스칸스!
‘잔강의 요새’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잔세스칸스. 잔세스칸스에 위치한 풍차들은 옛날에는 공업용으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이 되었었다고 한다. 바람의 힘을 이용해 물을 퍼올리는 용도로 사용이 되었다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밀이나 향신료를 빻기도 했고, 목재를 깎거나 기름을 짜는 용도로 사용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흥미로웠던 사실은 페인트나 안료를 만드는 곳으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것.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 명인 반고흐가 네덜란드 출신이라 페인트라는 말에 귀가 번쩍!
잔세스칸스에 있는 몇 개의 풍차 중 내부를 관람할 수 있다 하여 들어가 보았다. 풍력의 힘으로 풍차의 날개가 돌아가면 돌들이 각자 자기의 맡은 일들을 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신기한 풍차의 내부. 네덜란드의 풍차라고 하면 한적하게 돌아가고 있는 모습만을 상상했는데, 평화로운 풍차의 외부와는 다르게 안쪽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있었다는 것이 참 오묘했던 느낌.
잔세스칸스의 풍차 구경을 마치고, 여러 박물관들 중에서 궁금했던 나막신 박물관으로 향했다. 나막신은 나에게 있어 네덜란드 하면 풍차 다음으로 뇌리에 강하게 박혀있는 것 중 하나. 무엇보다 나막신들이 이렇게나 예쁘게 꾸며져 있는데 들어가 보지 않을 수가 있나! 박물관 안에는 나막신의 제조 과정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나막신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결혼식 갈 때, 교회 갈 때, 일할 때 신는 나막신이 다 따로 있을 정도로 종류가 엄청 다양했다.
알록달록한 나막신을 구경하면서 실제로 신고 다니면 무겁고 발이 아프고 않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가볍고 편하다고 해서 신기했다. 딱딱한 것부터 말랑말랑한 나막신까지 너무 예쁘게 만들어 놓아서 소장용으로 하나 사고 싶었을 정도. 또한 나막신 박물관 안에는 실제로 나막신을 만드는 곳이 있어서, 나막신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막신 박물관 구경까지 알차게 마치고 난 후,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아쉽지만 잔세스칸스의 구경을 마무리했다. 잔세스칸스는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늘 상상해 왔던 네덜란드 그 자체를 만날 수 있었던 곳이라, 누가 나에게 네덜란드에서 가볼 만한 곳을 물어본다면 가장 첫 번째로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다. 동화 속 풍경 같았던 네덜란드 풍차마을 잔세스칸스 여행기록은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