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 초콜릿 산을 찾아서, 체르마트 (2)

마터호른아 우리 사이좋았잖아

by 오름

체르마트에서의 둘째 날, 새벽을 깨우며 유명한 ‘황금호른’을 보기 위해 친구와 숙소를 나섰다. 황금호른은 일출 시간 떠오르는 해로 인해 마터호른의 봉우리가 금빛으로 물들어 붙어진 이름. 새벽같이 시간을 맞춰 도착했지만, 아쉽게도 어제 모든 운을 써버린 것인지, 황금호른은 만날 수 없었다. 그래도 예쁜 분홍빛으로 물든 하늘 아래 우뚝 서있는 마터호른은 만날 수 있었기에, 오늘 가까이 가서 볼 기대감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하지만 황금호른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 오늘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인이었을까.


분명히 이때는 구름이 많이 없었는걸 @ 스위스 체르마트


숙소로 돌아와 재정비를 하고, 여유롭게 오늘의 목적지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출발! 고르너그라트 (Gornergrat) 전망대는 체르마트에서 마터호른을 만날 수 있는 전망대 중 하나로, 마터호른을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전망대. 체르마트 시내에서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블로그 등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갈 때는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앉아야 마터호른 풍경을 즐기며 올라갈 수 있다는 정보까지 알차게 챙겨 출발! 성수기가 아니라 그런가 기차 안에 사람이 많이 없어 친구와 함께 왼쪽 오른쪽 사진도 찍고 즐겁게 올라갔다.


기차를 타고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출발 @ 스위스 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가는 길, 마터호른 봉우리에 구름이 걸려있는 것을 목격했다. 분명 아침에 황금호른을 만나러 갔을 때만 해도 구름이 작게 걸려있어도 하늘은 청명했었는데. 잠시 지나가는 구름이겠거니 하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함을 가라앉히며 풍경을 눈에 담았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에서 바라보는 체르마트의 풍경은 하얗고 아름다웠는데, 스위스에 오기 전 눈이 오지 않는 나라에 살았었기에 몇 년간 보지 못했던 눈에 쌓여있던 한을(?) 열심히 풀었다.


돌아보는 풍경도 그림같은 이 곳 @ 스위스 체르마크


체르마트 시내에서 고르너그라트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시간은 기차로 약 40분 정도 걸리는데, 마터호른의 예쁜 풍경을 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고르너그라트 산악열차는 24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풍경과 산악열차의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올라가는 산악열차는 각 정류장에서 네 번 정도 멈추는데, 하이킹으로 유명한 곳이기 때문에 겨울이 아닐 때는 내려서 걸어 올라가거나 마터호른을 보고 내려오면서 하이킹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때의 마터호른의 풍경은 또 얼마나 예쁠까.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구름이 이렇진 않았는데 @ 스위스 체르마트


마터호른 관련 브런치를 쓰면서 찾아보다 알게 된 사실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지금까지 파라마운트 영화사의 로고라고 알고 있었던 마터호른의 봉우리가 사실은 그 봉우리가 아니었다는 것! 처음에는 미국 유타주의 벤로몬드 산이였으나, 현재의 로고는 페루의 안데스 산맥에 있는 아르테손라후 산이라고 한다. 마터호른에 여행 갔을 때도 파라마운트 로고로 알고 있었는데, 나중에서라도 알게 된 사실을 남겨보며.


아직도 구름이 걸려있는 마터호른을 바라보며 걱정 반, 설렘 반으로 고르너그라트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 마터호른은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자주 구름이 발생해 가려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분명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구름이 없었는데 어디서 몰려온 건지. 그저 우리가 올라갔을 때 마터호른의 모습을 제대로 만날 수 있길 바랄 뿐.


구름이 왜 아직도 저기에 @ 스위스 체르마트


산악열차를 타고 산을 오르고 올라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 도착! 아까 열차에서는 마터호른 봉우리만 약간 가려지는 정도였는데, 전망대에 도착하니 어디에 마터호른이 위치해 있는 건지 이제는 찾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올라오는 산악열차 안에 왠지 사람들이 없더라니, 우리 둘만 모르는 날씨 예보가 있었던 것일까. 그래도 “조금만 기다려 보면 구름이 걷히겠지” 하며 긍정회로를(?) 돌려봤지만, 구름이 걷히기는커녕 점점 더 몰려들기 시작했다.


저기 어딘가 있을텐데요 없습니다 @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구름이 몰려오는 느낌이 들어 빠르게 준비해 온 마터호른 초콜릿 쿠키를 꺼내 어딘가에 있을(?) 마터호른 옆에 위치시켰다. 원래 마터호른 봉우리 위에 맞춰서 찍어줘야 하는데, 아쉽지만 이렇게라도 마터호른 왔다고 인증숏을 남겨봤다. 사진을 남기고 난 후, 너무 추워져버린 우리 둘은 전망대 건물 안으로 빠르게 들어갔다. 구름이 좀 지나가면 나가기로 결정하고 구경 겸 대기를 하며 얼어버린 몸을 녹였다.


우리가 원한건 이 풍경이 아닌데 @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하늘도 무심하시지, 구름이 지나가기는커녕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해 버렸다. 눈보라로 인해 산봉우리들이 가려져 온통 하얀 세상이 되어버린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비록 마터호른은 만나지 못했지만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어 좋지 않냐며 친구와 서로에게 눈물겨운 위로를 전했다. 마터호른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지막 희망은 이렇게 사라지고, 아쉬움을 달래며 눈이 더 많이 내리기 전에 체르마트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꼭 다시 만나러 올게 마터호른아 @ 고르너그라트 전망대


마터호른을 만나러 다시 오기로 약속하고 내려온 체르마트, 고르너그라트와 마찬가지로 체르마트도 온통 하얀 세상. 추위에 피곤해진 우리 둘은 숙소로 돌아가 맛있는 라면으로 배를 채웠다. 원래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무료쿠폰으로 먹을 수 있는데, 코시국이라 그곳에서는 먹지 못하고 가지고 내려왔던 것 같다. 역시 한국인은 라면이야! 푹 쉬고 난 뒤, 밤에 나와 내리는 눈도 맞고 눈이 잔뜩 쌓인 곳에서는 스노우 엔젤도 만들며 즐거운 밤산책으로 체르마트에서의 둘째 날을 마무리했다. 아쉽게도 만나지 못한 마터호른을 만나러 꼭 다시 돌아가야 할 고르너그라트 방문기는 여기서 끝!


체르마트 밤산책으로 달래보는 하루 @ 스위스 체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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