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공화국 : 희망을 찾아서, 케이프타운 (3)

7월 18일 넬슨 만델라의 날을 기념하며

by 오름

어느덧 케이프타운 3번째 이야기! 사실 7월 18일은 케이프타운에서 보낸 다섯 번째 날이었지만, 마침 오늘이 '넬슨 만델라의 날'이기에 기념으로 미리(?) 가져와보는 7월 18일 케이프타운 여행 이야기. 케이프타운에서의 첫날부터 전 날까지도 날씨가 화창했었는데, 이날은 하루 종일 비가 오는 날씨였다. 비가 오는 바람에 원래 일정이었던 로빈섬과 물개 서식지인 훗베이 방문이 무산되어 버렸고,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 (Kirstenbosch National Botanical Garden)으로 결정했다. 식물원으로 정한 이유는 비가 오니까 실내에 있으려고 했던 건데,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은 우리나라 식물원처럼 실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었다는 사실.


비 오는 날에는 역시 식물원이지 @ 남아공 케이프타운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은 세계 7대 식물원 중 하나로, 아프리카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며 세계 최대 야생식물원이라고 한다. 무려 7,000종의 식물을 보유한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은 1913년 개원하였고, 200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된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테이블 마운틴 동쪽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어 풍경이 아름답다던데, 우리가 갔던 날은 비구름에 가려져 풍경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살짝 아쉬웠다. 생각보다 비가 더 많이 와서 들어갈까 고민이 되었지만, 다양한 꽃들과 나무들로 이루어진 멋진 풍경을 포기하지 못한 우리들은 우산을 쓰고 산책 감행!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이 개원한 지가 100년이 넘어 대부분의 나무들이 기본 100살이 넘었었고, 산책 중간에 무심코 건넜던 나무 산책로 또한 커스텐보쉬 100주년 기념으로 만든 곳이라니 어마어마한 역사를 가진 곳.


Mandela’s Gold Strelitzia @ 남아공 케이프타운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에서 만난 남아프리카 원산의 꽃, 극락조화 (Strelitzia Reginae). 꽃의 모양이 극락조 새를 닮아 영어로는 'Bird of Paradise'라고 불리며, 보통은 잎이 주황색이라고 한다. 특별히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에서 만날 수 있었던 노란색 잎의 극락조화는 식물원의 자랑으로, 이 꽃의 이름은 바로 만델라 골드 (Mandela's Gold). 1996년, 당시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가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며 '만델라 골드'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만델라 골드를 만나고 난 후, 실내 식물원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에서 남아공에서 자생하는 독특한 식물이라는 페인보스 (Fynbos)를 만날 수 있었다. 남아공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다는 페인보스를 하나라도 놓칠까 아쉬워 열심히 구경했다.


남아공에서 보내는 7월 18일 넬슨 만델라의 날 @ 남아공 케이프타운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은 여의도의 약 1.7배 크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한 곳이라 아직도 구경할 곳이 한참 남아있었지만, 비가 더욱 세차게 내려서 결국 카페로 피신해 따뜻한 음료를 한잔하고 실내 식물원을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해야만 했다. 떠나기 전 기념품샵에 들어갔는데, 예쁜 기념품들이 많아서 들었다 놨다 고민했지만 예쁜 만큼 사악한 가격으로 엽서 사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그리고 특별히 기념품샵 한쪽에는 7월 18일 '넬슨 만델라의 날'을 기념하여 꾸며져 있었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여행하며 넬슨 만델라의 날을 보내게 되다니 어느 때보다 정말 의미 있는 날이었다.


"The greatest glory in living lies not in never falling, but in rising every time we fall" - Nelson Mandela, Long Walk to Freedom


본고장에서 맛보는 난도스 치킨이라니 @ 남아공 케이프타운


커스텐보쉬 국립 식물원 구경을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 출출한 배를 채우기로 결정했다. 오늘 우리가 선택한 점심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난도스 (Nando's). 페리페리 (Periperi) 소스를 곁들인 포르투갈식 그릴 치킨으로 유명한 난도스의 페리페리 치킨의 원조는 사실 포르투갈이 아닌 모잠비크!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모잠비크에서 살던 포르투갈 출신 기술자가 남아공으로 넘어오며 자신이 모잠비크에 있었을 때 먹던 페리페리 치킨을 팔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지금의 난도스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겉바속촉'의 아프리칸 스타일 치킨, 오리지널 페리페리 치킨. 유명한 난도스의 페리페리 소스들을 조합해서 먹으니 더욱 먹는 재미가 있었던 만족스러웠던 점심식사를 마친 후,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Zeitz MOCCA의 내부는 신기해 @ 남아공 케이프타운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남아프리카 최대 규모라는 자이츠 현대미술관 (Zeitz Museum of Contemporary Art Africa). 최초, 최대 규모, 최고층까지 '최고 3관왕'을 차지한 자이츠 현대미술관은 짧게 줄여서 자이츠 모카 (Zeitz MOCCA)라고 불리기도 하며, V&A 워터프런트에 위치해 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겸 건축가인 토마스 헤더윅이 디자인한 곳으로, 1921년 지어진 곡물 저장고를 그대로 보전하며 원통 모양의 저장고를 개조해서 만들어서 독특한 디자인을 살렸다고 한다. 사실 현대미술을 어려워해서 이곳을 방문하기 전 약간 망설였는데,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곡선으로 이루어진 신기한 내부를 보며 방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In the beggining...' @ 남아공 케이프타운


자이츠 현대미술관에는 100명 이상의 아프리카 작가들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고, 그중 60%는 남아프리카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천천히 구경하던 중 어느 전시실에서 보게된 말, "Some people say when we are born, we're born into stories. I say we're also born from stories" - Ben Okri.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이 "삶은 태어나면서 이미 정해진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참 좋았다. 현대미술은 내게는 늘 어려운 주제이지만, 만나기 어려운 아프리카 대륙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아프리카 예술가들의 멋진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현대미술관의 방문을 끝으로 케이프타운에서의 다섯 번째 날을 마무리했다.


"This cosmic dance of bursting decadence and withheld permissions twists all our arms collectively, but if sweetness can win, and it can, then I'll still be here tomorrow to high-five you yesterday, my friend. Peace." - Pendleton Ward, Adventure Time Vol. 1


"Still here tomorrow to high five you" @ 남아공 케이프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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