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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름 Jul 10. 2024

두 번째 페이지: 안동, 내일로의 시작

내일로 여행의 첫 정착역, 안동 당일치기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내일로'. 내일로란 간단히 말하자면 기차 자유 이용권으로 한 번 구매를 하면 정해진 기간 내 기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철도 교통 패스다. 20대 시절의 나와 친구들 버킷리스트 중 빠지지 않고 들어가 있던 것이 바로 내일로로 떠나는 국내 기차 여행이었는데, 그때 당시만 해도 패스를 구매할 수 있는 나이에 제한이 있었고 여름과 겨울 시즌에만 판매를 진행했었기에 내일로는 마치 청춘의 특권과도 같이 느껴졌었다.


종강을 앞둔 어느 날, 어떻게 하다 보니 친구에게 내일로를 설명할 기회가 생겼고 흥미를 느낀 친구가 함께 내일로로 국내 여행을 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그 친구가 한국으로 교환 학생을 와있었던 독일인이었다는 것, 그리고 내일로 티켓을 외국인도 구매할 수 있었다는 사실! 그렇게 둘 다 내일로를 무사히(?) 구매하게 되며 외국인 친구와 떠나는 첫 국내 여행이 결정되었다. 한 번도 외국인과는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친구와 함께 한국의 어느 도시들을 가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 한국 역사들이 남아있는 곳들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생 시절에 수련회로 갔었던 경주와 부여의 어렴풋한 기억을 꺼내어 일정을 짜기 시작했고, 그렇게 첫 내일로 여행의 도시로 안동-경주-부산-보성-남원-부여를 결정!


탱글탱글 촉촉한 안동찜닭의 자태 @ 안동 구시장 찜닭거리

 

추웠던 1월의 겨울 아침, 새벽을 깨우며 용산역으로 달려가 무사히 안동으로 가는 기차에 탑승! 내일로는 자유석이기 때문에 눈치껏 빈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일어나야 했고, 운 좋게 자리에 앉으면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덧 안동역에 도착. 안동에서의 첫 일정으로 안동 하면 빠질 수 없는 안동찜닭을 먹으러 안동구시장 방문.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낸 곳에서 밥을 먹었었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무려 한식대첩 준우승자 분의 가게였다! 어쩐지 정말 맛있었더라니. 찜닭의 도시답게 안동찜닭은 너무나 맛있었고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독일 친구의 입맛에도 딱이었다. 무엇보다 양이 어찌나 푸짐했던지 결국 둘이서 다 못 먹고 저녁에 먹기 위해 포장. 찜닭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떠난 그다음 장소는 역사 여행이라는 취지에 맞는 바로 안동하회마을! 버스를 타고 시내에서 꽤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두 뚜벅이는 안동 하회마을을 열심히 걸어 구경했는데 마을이 워낙 잘 보존되어 있어 친구랑 둘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재밌게 구경했다. 이후 안동 당일치기 여행을 마치고 경주로 넘어가 점심에 포장했었던 안동찜닭을 저녁으로 먹으며 내일로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안동 하회마을에서 가장 고즈넉 해 좋았던 곳 @ 안동 부용대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안동에는 역사와 관련된 관광명소가 많이 있는데 안동 일정을 하루만 잡았던 것이 좀 아쉽고, 일정이 짧으니 시내와 가까운 다른 역사 코스를 선택해서 갔으면 좋았을 텐데 그때는 단순하게 “안동이라고 하면 역시 안동 하회마을이지!” 하며 시내에서 꽤나 먼 곳을 선택해서 구경을 갔었던 것 같다. 그래도 안동 하회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을 친구와 나 둘 다 마음에 쏙 들어했고, 검색의 힘으로 전국 3대 빵집이라는 맘모스베이커리의 시그니처 크림치즈빵까지 맛을 봤으니 이 정도면 내일로의 첫 도시였던 안동에서의 당일치기 여행이 나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다시 안동에 간다면 이때의 여행보다는 조금 더 천천히 여러 곳을 즐겨보고 싶다. 언젠가 안동에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며 내일로 첫 도시, 안동 당일치기 여행 이야기는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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