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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민용 Nov 04. 2020

탱고가 귀여우니 사장님들도 좋아할 거야

#안내견환영 캠페인 함께 해주세요


예비 안내견 탱고와 함께
홍대 거리로!


28주 예비 안내견 탱고찡♡

 

이 아이는 예비 안내견, 태어난 지 28주 된 '탱고'입니다.


애기입니다, 애기... 쪼꼬미...

(재채기처럼 나오는 칭찬)





안내견 환영 스티커


여하튼 저는 10월의 끝자락, 탱고와 함께 홍대 거리로 나갔습니다.


바로 이 '안내견 환영' 스티커를 붙여달라고 식당 사장님들에게 요청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안내견 환영' 캠페인



사실 지난여름부터 이렇게 '안내견 환영'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이 시작됐었어요. 그런데 흥행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저마저도 검색하다 알게 됐으니까요. 그래서 캠페인 흥행의 '작은 불씨'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도 힘을 보태봤습니다.


탱고를 보여주고, 안내견에 대해 찬찬히 설명해주면, 사장님들도 '안내견 환영 캠페인'에 동참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안내견을 동반한 시각장애인이 유독 홍대를 많이 찾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그런데도 홍대를 고른 것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기 때문입니다. 가게 문을 열다 '어, 이게 뭐지? 안내견 환영 스티커네. 안내견이 뭐지?' 하고 안내견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안내견을 환영해주는 가게라니. 착한 소비네! 사진 찍어 sns에 올려야겠다. 샾 착한소비, 샾 안내견' 해주지 않을까 라는 계산(?)이었습니다.


(탱고와 탱고의 퍼피워커 임난주 씨가 도와주셨어요)






탱고가 귀여우니
사장님들도 다 좋아할 거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가 순진했습니다. 방송국 카메라와 함께인 만큼, 대부분 붙여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홍대역 9번 출구부터 상상마당까지 쓸고 다녔지만, 거절에 거절이 이어졌습니다.


돌아나가는 탱고와 우리

"사장님이 안 계셔서요"


"저희는 오픈 주방이라 어려워요"


"식당은 개는 어렵죠"


"야외 테이블만 가능하다고 해도 되나요?"









파이터의 삶을 사는 퍼피워커님 덕분에


이어지는 '거절'들


탱고도 힘들어하는 것 같고, 촬영팀한테도, 퍼피워커님에게도 너무 미안해서 이제 접어야 하나 싶었는데, 퍼피워커 난주 씨가 "어우 정말 오기 나네요. 저기도 한 번 가볼까요?"라고 퐈이팅 해주셔서 든든했습니다.


임난주 씨도 퍼피워커 자원봉사를 하면서 출입 거부를 비일비재당하고, 이제는 '파이터'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나인데, 그쪽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냐는 표정을 지으면서요...


그렇게 우리는 10군데 붙이는 것을 목표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습니다 -





동참해주신 사장님들에게 '스페셜 땡스투'



 

거절한 식당이 더 많긴 했지만, 설명을 다 듣고는 눈에 가장 잘 띄는 곳에 스티커를 붙여준 사장님들도 있었습니다.


"네, 좋아요. 동참하겠습니다"라는 답이 나올 때마다, "정말요? 어우 너무 감사합니다. 정말이시죠?"


이런 애 같은 반응이 나왔습니다.


앵커가 됐을 때도 이런 격한 반응은 안 나왔던 것 같은데 말이죠...





동참해주신 사장님들 중에는 과거 잘 몰라서 안내견을 거부했던 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시각장애인이 큰 개를 데리고 들어오길래 안 된다고 했었는데, 뭔가 이상해서 검색해본 뒤 안내견에 대해 알게 됐다고 합니다. 꽤 깊은 후회를 했는지, 안내견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셨더라고요. 탱고에게 인사해도 된다고 했더니 "안내견은 만지면 안 되잖아요"(맞음)라고 안내견 박사처럼 말하시더군요.



 


'안내견 환영' 스티커를 붙여준 10명의 사장님들, 기사에는 한 분 한 분 다 담아드리지 못했는데, 브런치에서나마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장사하는 분들이 잘 몰라요.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한 것 같아요." 베가보쌈 서종성 사장님

"나쁜 일 아니잖아요. 좋은 일이잖아요." 스시월드 김승호 사장님

"아 뭔지 알아. 저기 붙이고 가요" 교수곱창 사장님

"시각장애인 여러분, 홍대 놀러 오시면 꼭 우리 가게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불야성 송대호 사장님

"(혹시 다른 손님들이 이게 뭐냐고 물으시면 잘 설명해주시겠어요?) 네 그럼요" 943킹스크로스 사장님

"차별은 없어야 해요" 두리반 유채림 사장님

"다른 손님들도 안내견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시지 않을까.." 닭선생 오진혁 사장님

"훈련받은 안내견은 반려견이 아니니까요." 인생담은식당 송창용 사장님

"붙이시고, 제가 식당을 하나 더 갖고 있어요. 거기도 붙여주세요." 닝교초 + 델리쿡 사장님


모두들 감사합니다..!



 여러분도 #안내견환영 함께해주세요



기사 나간 뒤 안내견 환영 스티커 어디서 받냐고 문의하신 분들 많았어요.

기사에서도 설명해드렸는데, 브런치에서 한 번 더 자세히 알려드립니다.


스티커는 ☞http://bit.ly/안내견스티커☜ 이 주소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1인당 2장씩 가능하다고 하고요. 소진될 때까지 매주 월요일에 우편 발송합니다.

더 궁금한 게 있으신 분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직업재활팀 02-3433-0635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


취재 중 우연히 만난 '안내견 환영 스티커'


어제 군포로 취재를 갔는데, 너무 추운 거예요.

야외서 4시간 정도 취재하는 일정이었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핫팩 사러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려다.... 이 스티커를 발견했습니다.


너무 반가웠어요. 같이 나간 촬영 기자도 이걸 보더니 '우와!!!'하고 감탄을 내뱉었습니다 ㅎㅎ


지금까지 전국에서 딱 7백 곳 정도 이 스티커를 붙였다고 들었는데요. 그중 한 곳을 제가 우연히 마주친 거죠.


너무 추웠었는데, 이 스티커를 발견하고는 조금 따뜻해진 기분이었어요. 





'한민용의 오픈마이크'

기사 링크 ☞ #안내견환영 함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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