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를 사주로? 넌 의대갈 사주~듣기는 좋겠다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란 것은 알지만

by 이생원

황당한 뉴스를 보았다.


아니, 물론 역사적으로 혹세무민하는 자들은 언제나 있었고 지금도 사이비 종교니 뭐니 하는 자들이 설치는 시대니 별반 다르지 않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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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나의 심기를 건드린다.


기사를 읽어보니 최근 수시를 앞두고 입시전략을 역술인에게 거액의 상담료를 내고 받는 학부모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예시로 A신당과 B연구소가 나오는데 전자는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이고 후자는 명리분석 전문가다.


분명 무속과 사주명리학은 개념이나 활용법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이익추구에 의해 섞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 A신당처럼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이 입시전략을 짜준다는 것은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다. 신이 점지해주었다면 뭐 어쩌겠나.


물론 그것은 무속인의 주장이기 때문에 믿고 마냐는 개인의 선택일 것이다. 나는 믿지 않는 편이지만.


그러나 문제는 B연구소다. 25년의 명리 분석 전문가라고 하는데 실제로 그 기간동안 공부와 더불어 고찰을 했다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기에.


그러면서도 궁금해진다. 대체 어떤 근거로 갈 대학을 판단하려나.


그 내용은 이렇다.


이 원장은 최근 2010년 1월 11일, 2011년 1월 6일, 2012년 1월 1일을 콕 집으며, 이날 태어난 아이들이 향후 의과대학에 진학할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의 성질을 가진 신유일주(辛酉日柱)에 태어나 날카로운 의사에 적합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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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연구소 원장이 제시한 사주는 위와 같다. 모두 신유일이라는 것만 같을 뿐 사주 구조는 판이하다.


근거라고는 금의 성질인 신유 일주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너무 빈약하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인지 궁금하다.



주장과 가설은 다르다

어제 본 심리학 책에서 근거 데이터가 없다면 단순한 주장이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는 사주명리학을 공부하거나 사주를 본다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B연구소 원장이 돈을 받고 상담하는 만큼 자신의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려면 적어도 신유 일주에 의대에 진학한 사람 사례는 들고 왔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하는 경우도 있긴 할 것이지만 소수의 사례로 확대 해석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근거 데이터가 없다고 하더라도 논리적인 추론이 합리적이라면 학문인 이상 이해는 하는데 그냥 금이다, 신유 일주다 이러면 곤란하다. 25년 경력은 어디로??


단순히 생각할 때 1년에 신유 일주는 60일에 한 번씩 오니 6번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단순히 일주만으로 대학 진학을 얘기하는 것은 과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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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6번 있지만 유독 1월의 신유 일주를 콕 집은 이유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하였다.


아무래도 해자축월에 태어난 신유일주를 고른 것 같은데 그건 나름대로 이유는 있을 듯하다. 정말 25년 경력이라고 한다면.


의대 말고도 다른 대학 진학 기준이 있기는 하겠지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내가 왜 이 사람 변명을 해주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신유 일주이거나 말거나 그 일주에 태어난 학생이 공부머리가 뛰어나느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학생의 적성도 그렇고.


뭐, 돈 많은 분들이라면 한 번쯤 상담 받아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것까지 막을 수는 없으니.


기사에서도 애초에 대입 제도의 불분명함이 이러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의 학부모를 낳는다고 얘기하고 있다.



일주론은 명리 근본에 어긋난다

60갑자를 기본으로 하다보니 현대 명리에서는 60개의 일주론이라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뭐, 재미를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오용이 심하다보니 MBTI처럼 사주에는 60개의 유형이 있다는 오해가 생겨나고 있는 것 같다.


애초에 명리는 월주를 기본으로 하고 일간이 중심이 되는 것이지, 일주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 않다.


사주명리학에 계절론이라는 것이 있단 말을 들어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다.


그걸 떠나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사주 중 일주만 같다고 일주론으로 묶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주명리학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쉽게 시작하는 방편으로는 활용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어렵다.


B연구소 원장의 근거도 일주론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일주론은 역사적으로도 정립되지 않은 이론이고, 그냥 각자 떠드는 얘기에 불과하다. MBTI처럼.


또 다른 주장으로는 대학의 오행 기운을 분석한 다음 자신의 상성에 맞는 학교로 지원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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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대학 오행은 어떻게 분석할까? 물론 해당 업체만의 방법이 있긴 할 것이다. 그것도 주장에 불과하지만. 무엇을 근거로 분석했는지는 궁금하긴 하다.


이 내용이 힘을 받으려면 전제가 대학 오행 분석이 정확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서울대가 수금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목화에 가깝다면? 애초에 처음부터 오류에 걸린다.


대학교 이름이 자신과 상성이 맞는 곳을 가라는 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마음으로 이런 상담을 받는지 모르는 건 아니니, 그걸 비난할 건 아니다. 다만 너무 돈 낭비는 하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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