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공무원 인사이동, 그리고 소속을 옮기려면

공무원 발령과 인사교류

by 이생원

옛날 위인들의 생애를 살펴보면 어떤 벼슬을 했는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어 현감에서부터 시작해서 중앙에 들어와 판서가 되었다든지 말이다. 물론 지금의 공무원은 중앙부처의 국가공무원과 지자체의 지방공무원이 나뉘어져있지만 교류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된 이상 어느 자리로 배치가 될지는 여전히 초유의 관심사로 남게 된다. 공시생 시절 꿈꾸던 공무원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어디로 발령나는지가 제일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보통 공무원이 이동할 때 발령났냐고 물어보는데 법령상으로는 전보라는 개념을 말한다. 전보란 같은 직급 내에서의 보직 변경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서 다른 자리로 옮긴다는 것이다. 같은 건물 내에서 과만 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지방공무원이라면 구청에서 행정복지센터로 이동할 수도 있다. 지방교행이라면 다른 학교나 교육청으로 이동하게 된다.



뱅뱅이라고 하죠


내가 언제쯤 이동할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필수보직기간을 알아야 한다. 필수보직기간은 이름 그대로 그 보직에서 필수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기간을 말한다. 이는 국가공무원 3년, 지방공무원 2년으로 되어있으며 휴직기간 등은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기간을 딱딱 지키면 3년마다 혹은 2년마다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지방직의 경우 원래 더 짧았는데 필수보직기간에 너무 짧아 자리를 자주 옮기게 되는 폐해가 있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너무 이동을 자주하면 업무에 적응할 만할 때 이동하게 되므로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인계인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행정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런 내부적인 부분은 대외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기 때문에 가끔 자기 업무를 모르는 공무원을 민원인이 만나기도 하는 것이다.


국가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때 지역구분을 선택했다면 이 필수보직기간이 5년으로 늘어난다. 아무래도 지역을 정해놓고 근무하기 때문에 제한을 강하게 한 것 같다. 즉 5년 동안은 다른 지역이나 기관으로 옮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만약 지역구분으로 응시했다고 하더라도 연고지와 거리가 멀다면 5년은 고생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방직의 경우는 5년이 아니라 3년으로 되어있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전보제한은 족쇄로 역할하기도 한다


사실 이러한 전보제한에 별 생각없이 응시를 해서 합격을 한 경우 운이 좋으면 옮기고 싶지 않은 곳에서 5년을 근무할 수도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발령받고 보니 정말로 최악의 상황이라 여길 떠나려고 하더라도 전보제한 때문에 불가능한 상황, 따라서 울며 겨자먹기로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국가공무원에서 지방공무원으로, 지방공무원에서 국가공무원으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면직 후 경력경쟁채용의 특채로 임용하는 절차라 법령상 기한의 제한이 없다. 다만 지자체장이 동의를 해줘야 한다.


사실 필수보직기간의 취지를 생각해보면 기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 특히 지방공무원의 경우 짧다고 할 수도 있다. 1년 정도는 새로운 업무에 적응하는 기간이고 이를 2년 차에는 조금 더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시간인데 곧바로 다른 업무로 이동하게 되면 나중에 다시 그 업무를 맡게 되더라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셈이나 마찬가지이니 말이다.


원래 공무원에게는 전문성보다는 일반성을 요구되어왔다. 그것이 일반직 공무원이라고 불리는 이유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되어가고 있는 행정과 높아지는 행정서비스 수요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공무원의 전문성을 높일 방안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최근의 충주시를 생각해보면 쉽다. 충주시는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를 통틀어 최고로 인기 있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담당 공무원을 최근에 유튜브 전문관으로 임용했다. 전문관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하나의 분야에서 평생 근무하는 제도로 잦은 순환보직으로 인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따라서 전문관으로 임명된 담당 공무원은 앞으로 인사이동과 상관없이 자유로운 직무수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닌가봅니다


공무원의 발령은 인사부서에서 결정되지만 그렇다고 공무원이 자신이 있을 곳을 결정할 권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이때 전입이라는 제도가 활용되는데 말 그대로 기관에서 새로운 공무원을 받아들이는 걸 말하고 반대는 전출이라고 한다. 특히 헌법재판소 같은 경우 7급 공무원을 전입으로 뽑는데 공채가 없기 때문에 다른 부처에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전입하는 부처로 이동하려면 일단 전출제한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전입공모로 지원을 하더라도 이동할 때에는 기관의 동의가 필요한데 요즘은 일방전입은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많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택한다면 공무원의 인사교류 사이트인 나라일터에서 1:1 수시교류를 이용하는 것이다. 수시교류는 말 그대로 서로 이동하려는 곳이 동일한 사람들끼리 상호 협의하에 인사교류를 하는 것인데 같은 직렬이어야 한다. 하지만 보통 이동을 원한다는 것은 그 조직에 마음이 들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렇게 해서 이동했을 때 만족할 수 있느냐는 미지수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공무원이 이렇게 임용기관을 옮길 수 있다는 점은 당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래 근무하고 싶던 부처가 있었지만 임용 당시 다른 기관으로 간 경우에 승진 후 이동할 수도 있고,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적성에 맞지 않을 때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건 또 다른 가능성이 된다. 물론 이는 중앙부처간 이동을 기준으로 얘기한 것이고 지방과 국가, 혹은 지방과 지방은 부처 성격보다는 지역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결혼 등으로 인해 거주지역이 달라졌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이동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생각보다 공무원 임용 후 그만두는 일에 대해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물론 그 어려움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어렵게 공부해서 들어온 공무원을 박차고 나가는 것보다는 이러한 인사교류를 먼저 활용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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