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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만언니 Dec 03. 2020

너도 한 번 당해 봐라.

사참 위법(세월호 특별법) 개정에 관하여

세월호 유가족들은 아무리 화가 나도 차마 "너도 한 번 당해 봐라" 소리는 못 한다고 한다. 자식 팔아 시체 장사하냐는 소리를 들어도, 저 얘기는 끝끝내 입 밖으로 못 꺼낸다고 한다. 그게 어떤 고통인 줄 아니까 더 말 못 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세월호 참사 기록단에서 활동한 정혜윤 CBS 피디는 이런 그들을 깨끗하게 존경한다고 했다.


입장 바꿔 생각해 봤다. 내가 만약 삼풍백화점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 생존자였다면, 시민 사회로부터 저런 끔찍한 소리를 들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아마 여러 사람 머리채 잡고 진흙탕을 굴렀을 거다. 오냐 좋다. 너희들도 한 번 당해 봐라, 더도 덜도 말고 똑같이 당해봐라, 매일 밤 물 떠 놓고 빌었을 거다. 그러고는 그 지옥에서 다들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혼신의 힘을 다해 내게 기름 붓고 성냥 그어 던진 놈들 찾아 끝까지 복수했겠지.


어차피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잖아?


그러다 문득 저런 악플 다는 사람들은 이런 식의 끔찍한 불행을 겪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서 저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니까, 마치 영화 기생충에서 반지하에 사는 기택네 가족이 박사장네와 거리를, 지하에 사는 문광과 근세 커플에 비해 가깝게 느꼈던 것처럼, 이들 역시 이런 식의 끔찍한 불행은 문광이나 근세처럼 빛 한 점 안 들어오는 지하방에 사는 사람들이나 겪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영화 기생충이 후반부에 친절하게 보여줬듯, 그런 일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애석하게도 기우와 기정은 죽었다 깨도 제시카와 케빈이 될 수 없으며, 기택 역시 언제든 근세처럼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내 말은 우리 역시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거다. 남일이다 생각지 말고, 사회적 참사(세월호) 특별법 진행사항이 어찌 되는지 우리가 지금보다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이 땅에서 또다시 제2의 세월호를 다시 마주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관련하여 아래는 박주민 의원실에서 올린, 세월호 특별법 관련 기자회견 전문 첨부한다.

https://www.facebook.com/eunpyoung.joomin/posts/1559703437554614


<기자회견 전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사참 위법 개정에 협력할 것을 국민의 힘에 강력히 촉구합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피해가족분들은 사랑하는 이들을 차가운 바다에 남겨둔 채,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해 100일이 넘는 농성을 하여 1기 특조위를 발족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1기 특조위는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인 조사방해와 비협조로 기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강제 종료되었습니다.


20대 국회 들어 헌정사상 최초의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사회적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이하 사참 위법)이 통과되긴 하였으나 본회의 통과를 위한 협상 과정에서 조사기간은 단축되고, 조사권한은 크게 약화되었습니다. 게다가 2020년 코로나 19로 인해 각종 진상규명 조사 진행에 큰 차질을 빚으며 그나마 단축되어 버린 조사 기간마저도 진상을 규명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DVR 조작 의혹, 고 임경빈 군 구조 실패 등 진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애초 진상규명에 피해자 가족과 함께해왔던 전문가들이 요구한 충분한 조사 기간과 조사 권한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합니다.


뿐만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각종 범죄, 직권남용죄, 공무집행 방해죄, 각종 위증과 증거인멸 관련 죄, 허위 공문서 작성 등 관련 범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사참 위가 조사를 끝내고 범죄가 소명이 되어도 내년 4월이면 주요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그 누구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304명 희생자를 낸 대형참사의 책임자가 처벌되지 않는 것은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는 일입니다. 군의문사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의 입법례가 있는 만큼 조사기간 동안 공시시효를 정지하는 법을 통과시켜서 책임자가 반드시 응당한 책임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힘 지도부는 지난 7월부터 수차례 세월호 가족들에게 세월호 문제를 정쟁으로 끌어들이지 않을 것과 전향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당장 사참 위법 개정에 대한 협력 요구 앞에서는 또다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논의에 성실히 임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참 위법을 발의한 우리 62인의 국회의원은 국민의 힘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성역 없는 진상규명을 위해서, 이제라도 모든 정쟁을 뒤로하고 협상 테이블 앞으로 나와주십시오.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좀 더 우리 국회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직무유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이 자리에 생각이 다른 여러 정당의 의원들이 함께하는 이유입니다.


304명의 희생자를 차가운 바다에 묻고, 일곱 번째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방해와 비협조로 일관된 행태를 당장 중단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사참 위법 개정안을 정기국회 최우선 과제로서 반드시 통과시켜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 (사참 위 법) 관련 유가족들이 밝힌 오해와 진실.

궁금하다. 대체 이들은 뭘 더 감추고자  2014년 4월 16일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지, 어째서 국민의 힘당은 유가족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세월호 특별법이 원안 그대로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저지하는지, 또 더불어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쥐어 준 180석을 갖고도 왜 이들과 협상하려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이해를 하고, 이해를 해야 잊을 거 같아서 시간을 갖고 조사해 보자는데 어째서 국회는 아런 저런 핑계로 세월호 특별법을 자꾸 무력화시키는 건지, 그러면서 잊으라니, 어디 이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냐고


어디 먼데 가서 사고 난 것도 아니고, 날 좋은 봄날 진도 앞바다에 사람을 실은 배가 가라앉았는데 대체 왜 다들 제때 구하지 않았는지, 누가 그랬는지 알려는 줘야지, 그래야 잊던가 말던가 할 것 아닌가


게다가 세월호 유가족은 두 말할 것 없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다.  어디 별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는 얘기다. 저런 모진 소리를 듣고도, 당신들도 한 번 똑같이 당해 보라 소리도 못하는 선량한 우리네 이웃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제발 문재인 정부와 국회는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즉각 수용해 주길 바란다. 더는 유가족들의 가슴에 끊은 물 붓지 말자. 7년이면 됐다. 부탁이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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