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ust Lucas Nov 23. 2020
빗물 1 200712
빗물은 참 이상한 힘이 있네요
한 여름 무더위를 식혀줍니다
슬픔을 더 슬프게 그리움을 더 짙게도 합니다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희미한 기억 속 그 소녀를 곁으로
데려오기도 합니다
산 중턱에 짙은 비구름이
활짝 웃는 초롱한 눈망울의
얼굴을 또렷이 하듯이
여기저기 튕기는 빗물은
마주잡던 손에서 전해지던
설레임을 일깨우네요
어느새 마음속에도 내리네요
창밖에 빗물이 그치면
가슴 속에서도 그치겠지요
이 여름밤 비가
영원하기를 바란다면
욕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