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빗물 1 200712

by Faust Lucas


빗물 1 200712


빗물은 참 이상한 힘이 있네요

한 여름 무더위를 식혀줍니다

슬픔을 더 슬프게 그리움을 더 짙게도 합니다


그 힘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희미한 기억 속 그 소녀를 곁으로

데려오기도 합니다


산 중턱에 짙은 비구름이

활짝 웃는 초롱한 눈망울의

얼굴을 또렷이 하듯이


여기저기 튕기는 빗물은

마주잡던 손에서 전해지던

설레임을 일깨우네요


어느새 마음속에도 내리네요

창밖에 빗물이 그치면

가슴 속에서도 그치겠지요


이 여름밤 비가

영원하기를 바란다면

욕심일까요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보고는 타이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