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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Jan 30. 2021

우리가 남이가? 군대에서 도움이란? 군대 인간관계

군인도 잘 모르는 군대 이야기 3 포함 예정

에이~~ 씨 군인들끼리!

군인은 서로 도와야 한다?!

고등학교 시절 사회문화라는 과목에서 배웠던 문구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외집 단과의 갈등은 내집단의 결속력을 강화시킨다'

그렇다면 내집단은 무엇이고 외집단은 무엇일까?

내집단과 외집단의 개념보다 '소속집단'의 개념을 우선 알아야 한다. 한 개인이 소속된 집단을 소속집단이라고 한다.

같은 소속집단에 있더라도 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내집단과 외집단은 갈등이 있다거나 이해관계 등으로 수시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나누는 기준은 '소속감'이다.

때로는 육군이 하나의 내집단이 되기도 하고 우리 사단, 대대, 중대, 소대 등 제대별로 나뉘기도 한다. 장교와 부사관, 간부와 용사 등 신분별로 다양하다.

소대장 시절 타 부대 훈련으로 인해 우리 부대의 시설을 쓸 일이 생겼다. 비가 와서 질퍽거리는 와중에 내부를 왔다 갔다 하며 온 부대를 다녀서 그런지 부대가 지저분해지기도 했다.

조금 불쾌한 것도 있었지만 우리도 같은 기간에 훈련이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그 부대의 입장에서는 평가는 받아야 하고 여기저기 수소문하는데 아무도 받아주지 않아서 평가를 2주 정도 앞두고 결국 우리한테까지 도와달라고 연락이 온 것이었다.

놀라운 점은 당시 우리 부대 지휘관의 결정이었다.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던 훈련 일정을 앞당긴 것이었다.

'우리는 어차피 앞두고 있던 훈련이었다. 앞당긴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어차피 전투준비는 항상 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말씀과 함께 그 부대에게 지원도 해줄 겸 일정을 바꾼 것이다.

그때는 그냥 그렇게 생각했다. 지나고 보니 지원받는 부대에서는 얼마나 우리에게 감사한 일이었을까? 지금 생각해도 정말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그냥 그렇게 약 10년이 흐르고 최근 00부대에서 지휘검열을 준비로 우리 부대 지휘통제실에 00 장비를 설치하고 싶다는 요청이 왔다.

나는 지휘관에게 보고하지 않고 거절했다. 해당 부대에서 명확하게 설치해야 하는 논리도 부족했고 실제상황에서 활용도도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지휘관에게 지나가는 이야기처럼 보고했는데 이런! 내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이 나왔다.

'군인들끼리 서로 돕지 않는데 도대체 누가 우리를 돕겠냐?'

그렇다. 사실 나도 많이 도와주기도 했지만 나의 능력보다는 인접 간부의 도움, 소대장•중대장 시절 전우들, 고군반 동기들에게 받은 자료 등으로 지금까지 임무수행을 하고 있다. 왜 타 부대는 남이라고 생각했을까?

흔히 남을 도와줄 때에는 빤스까지도 다 벗어 도와야 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하기는 사실 쉽지 않다. 우리가 남을 돕지 않는데 누가 우리를 돕겠는가?

군생활을 오래 하고 싶은 만큼 책임과 권한도 더 커질 텐데 마음가짐을 다시 올바르게 잡아야겠다.


갑자기 머릿속을 지나가는 말!


우리가 남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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