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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May 07. 2022

구속의 대가! 자유 포기 각서! 군대 이야기


피 끓는 젊음을 구속하는 댓가는 얼마나 될까?


언제부터인지 반성할 일이 눈, 귀로 너무 많이 들어온다. 인터넷을 보고 대화를 듣다보면 결국에는 반성을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특히, 군대 관련해서는 가급적 보지도 듣지도 안으려 한다. 세상사는 일이 뜻대로 되지않는 것처럼 이것도 만찬 가지이다.


지인들이 군대 관련 이슈나 뉴스 기사를 보내기도 한다. 가끔 오는 안부 전화 끝에는 어김없이 군대이야기가 따른다. 주제도 참 다양하다. 병사들도 머리를 기르게 한다는데, 인구절벽에 모병제를 해야 하는게 아니냐? 여성도 군대 가야하는 것 아니냐? 등 여러가지이다.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 군 내부에서 공식적인 교육이나 토의를 했던 기억이 없다. 그러기에 어떤 생각과 의견들이 있는지도 잘 알지 못한다. 혹 한 개인으로서의 사사로운 의견이 왜곡되고 이용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다.


 '우리 젊은 청춘들의 자유를 구속하는데 합리적인 댓가를 지불하고 있느냐? 사후 보상이라도 제대로 되고 있느냐?'는 것에는 할 말은 많으나 참을 뿐이다. 그리고 반성도 많이 한다.


소위 때부터 병사를 볼 때는 두 가지 마음이 부딪혔다. 하나는 전쟁에 대비하는 전투력으로 강하게 훈련시키고 현행 임무를 위해 엄격하게 기강을 유지시켜야 할 대상이다. 또 다른 한 가지는 아무런 댓가나 보상없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존경스러운 대상이라는 것이다.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근 30여년을 군에서 복무한 직업군인으로서 받는 처우, 혜택을 비교할 때면 부끄럽기만 하다. 그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랍시고 이렇쿵 저러쿵하고 그걸 이슈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불쌍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에 앞서 인생 최고의 시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젊음이 구속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한 번이라도 해 보았는지 묻고 싶다. 9급 공무원, 대졸 초년생 월급과 비교하는 것을 볼 때는 가슴이 답답해진다.


복잡한 머리도 식힐 겸 병사들의 월급을 현행 법률을 기준으로 한 번 정리해 보았다. 깜짝 놀랐다. 깊이 반성하고 더욱 그들을 존경하고 잘 지도해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최저 임금법을 기초로 단순하게 계산해 보았다. 최저시급(9,720원), 한달 법정 근로 시간을 209시간을 곱하면 최저 임금은 1,822,480원이 된다.


여기에 1일 16시간, 법정 공휴일, 대체 휴일 등에 출퇴근없이 부대내에서 대기하는 것을 노동법상 연장 근로시 임금의 1.5배, 휴일은 2배를 적용한다는 조항에 따라 각각 월 4,185,600원, 3,348,480원이 되어 수당없이도 월 9,356,560원이 된다. 1년간 연봉은 112,278,720원, 18개월 복무시는 168,418,080원이 된다.


물론 위의 시간에 휴가도 있고 밤에 취침시간도 포함되어 있지만 군 생활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큰 상수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 이유로 수혜, 폭설, 산불 등이 발생했을 때 각종 재난 지원 등 격무를 포함하면 어떻게 될까? 부대내 각종 작업이나 생활 공간 청소 등은 포함하지 않아도 엄청난 인건비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또 포함하지 않은 것이 있다. 구속당한 자유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현재 병장 봉급은 월 608,500원이고 이발비 만원, 일용품비 11,550원, 정기 및 효도 휴가비가 있으나 극히 소액이고 위험 수당 등도 있다고는 하나 극히 소수만 해당되는 것이다.


후배가 내 책을 읽고 보내 준 독후감이랄까 리뷰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문구가 '우리 모두는 구속된 상태로 누군가의 자유를 지켰던 것이다.'였다고 했다. 사실인 즉, '우리'에서 출퇴근하는 간부들은 약간 제외해야 할 것 같다.


일과 후에도 업무를 하고 대기 태세를 유지하며 원하지 않는 지역으로 가서 살아야 하기도 한다. 휴가가 아니면 특정 지역을 벗어날 수도 없다.


군인이 아닌 일반인들보다는 부자유스럽지만 출퇴근도 없이 병영생활을 하는 병사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자유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비교가 조심스럽지만 교도소에 복역중인 사람들이 떠 오른다.


그들은 죄값을 치르기 위해 사회와 격리되었지만 우리 젊은이들은 어떠한가? 그래도 묵묵히 성실히 복무하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제부터인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이 일었다. 그러는 동시에 또 다른 한켠에서는 반성도 하였다.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를 위하여 몸을 바침은 군인의 본분)!


육사도 무료로 졸업하고 군에서 월급, 계급 등 과분한 처우를 받은 것을 고려했을 때, 진정한 헌신은 그들에게서 찾아야 한다. 월급 받고 출퇴근하는 간부들은 위국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안정되게 받는다.


그러나 아무런 댓가없이 묵묵히 복무하고 있는 그들이 합당한 대우를 받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한 평생 살아 가면서 20대 초라는 시기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결정적인 때이다. 그 귀한 시기에 구속받고 제약받은 그들의 자유도 고려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자유를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다면 시간당 얼마나 될까?'


'피 끓는 젊음을 구속하는 댓가는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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