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cas Sep 01. 2022

계급도 지휘비도 내 것이 아니다!

계급은 그저 잠시 내가 맡아둔 것이지 나의 인격을 드러내지 않는다.'

계급도 지휘비도 내 것이 아니다!  육군대령 김경연

'계급은 그저 잠시 내가 맡아둔 것이지 나의 인격을 드러내지 않는다.'


내가 항상 마음속에 품고 생활하는 나의 신조이다. 그 중에서도 지휘관에게는 각 제대의 규모에 맞게 (많지는 않지만) 적절히 베풀 수 있는 돈이 주어진다.

그 돈은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집행 되어야 한다. 지휘관, 실무자에게 각각의 카드가 주어지고 집행 시 문자 메세지가 발송된다.


그 카드, 운영비는 내 것이 아니라 내가 지휘하는 부대에서 가장 힘들게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야 한다. 그들은 혜택이라 부른다. 당연한 것을 감사하게 받는다.


한 장은 작전과장, 한 장은 주임원사, 나머지는 재정담당관이 가지게 했다. 부하들에게 써야 할 시기라고 생각할 때 적절하고 화끈하게 쓰도록 지시했다. 그렇다고 헤프게 쓰는 사람들도 아니었기에 더욱 믿고 맡길 수 있었다.


같이 녹색견장을 차고 있던 동료가 전해 준 말이다.


'자기 때문에 내까지 피곤해졌다.'


그러면서 주임원사들끼리 모여 나누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확인하기 위해 우리 주임원사에게 돌려 물었더니 그도 똑 같은 이야기를 한다.


주임원사들끼리 모여 회의를 하는 일이 있었다.

그 중 한 주임원사가 본인의 지휘관을 막 칭찬했다고 한다.


'우리 연대장님은 덕망이 높으시고 부하들을 위해 여러 노력을 많이 하신다.' 고 자랑을 하더란다.

속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 연대장님도 저 정도는 되시는데 너무 오버하네?'


이어서 각자의 지휘관에 대해 이야기하다 우리 주임원사에게 말을 걸더란다.


'거기 장님도 소문이 좋던데 왜 조용하세요?'


아무말 없이 지휘부 카드를 딱 보여줬다고 한다.


모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걸 어디서났냐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고 한다.


'오늘 점심은 저희 연대장님께서 사주실겁니다.'

'점심 뭐 드시겠습니까?'


사람은 때론 열마디 말보다 한가지 행동이 더욱 효과적일때가 많다. 물론 모두 좋은 지휘관이고 주임원사들이다. 우리 군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또 한번 연극을 해볼까?

그 돈 내것도 아닌데, 부대원들이 쓰면 법적으로 문제도 없는데...'


갑자기 그 제대한 주임원사가 보고 싶다. 민간인 신분으로 강원도까지 오겠다며 한 말이 떠오른다.


'두목 찾아 삼만리, 두목의 향이 그립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