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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Oct 05. 2022

총이 없어요

"야 총이 안보여야"

군인이 자기 총이 안보이다니?


갑자기 짜증이 확밀려 왔다.그것도 다름아닌 박00수 병장 이었다.

그 사람은 전라도 사투리가 강했다. 젊은데 억양이 쎘다.


박병장은 일병 때 4번 유탄수를 오래했었다.

작년(96년 추석때 강릉에 잠수함이 넘어와 뺑이쳤었다.) 건빵바지에 넣어 놓은 유탄이 60트럭에 흘러내린걸 깜빡했다.

중대원이 그거 찾느라 반나절을 찾으러 다녔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흘러내린 유탄이 트럭에 있다고 무전 받았을때, 상병들은 병장들한테 고통받았었다.   


'병장씩이나 되서 자기 총을... 답답하다.'

'분명히 어디다 놔두고 자기가 기억못하그만. 시간 좀 걸리겠다. 고참만 아니었어도...'


이런 일은 조용히 해결해야 했다.

군인이 총을 잃어 버렸다는건 농담으로라도 중대장이나 행정보급관 귀에라도 들어가면 좋은 일은 없었다.


자기만 혼나면 되는데, 병장들만 모이라 해서 조질수도 있다.

중대장은 "병장들은 탈영 안하니까, 팍팍 돌려도 된다." 신념의 육사 49기였다.

티비에서 보던 목봉훈련을 할수도 있다. 그것도 49개씩이나


고참 몇명과 소초 전체를 뒤졌다. 대여섯명이 오전내내 찾아도 총이 안보였다.


"어디 놔줬는지 잘 기억 해보십쇼?"

"내가 상황병인디 어디 나갈일이 있것냐?"

"아니 자기총을 자기가 모르면 그걸 누가 안답니까?"



총은 보이지 않았고, 기억도 없단다.

소초 내에는 없는게 분명했다.

다들 얼굴이 좋지 않았다. 시간만 흐르고 있었다.

구석지에서 줄담배를 피우며, 답도 없는 고민을 하고 있었다.


"박뱀. 근무 준비 않합니까?"

박00 병장을 짧께 부르는 명칭 이었다. 상병고참도 아니고 일병놈이 그리 불렀다.  


'분위기 파악이 안된거다. 새끼가 저렇게 눈치가 없어.. 죽었다 저 놈은'

그런데 박병장은 별 말이 없었다. 걱정이 많은 눈이다.


"00야, 요새 박00 병장님하고 어디 안갔었냐? 순찰이나 통신선 끊어져 복구 가거나?"


잠시 머뭇하더니,

"둘이 명파갔다 아임이까? 김00 ,장00 병장 보러 간다고"

00는 부산출신 이었다. 박00 병장하고 둘이 친했다.


"야이씨 너 왜 그얘기를 인자해"

"무장탈영 이라고 병장님께서 조용히 하라 하셨잖습니까?"


"명파 전화해봐" 박00 병장 눈이 희번덕 거렸다.


"총 있답니다."

"799655 확인 해"


"야 근데 왜 말을 안했데?"

"김00 병장이 깜빡했다 안합니까?"


"야 박00 너는 같이 갔으면 고참이 총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야 될거 아니냐?"

"2소대 총기관리를 어찌 하간 며칠이 지났는데 총기 숫자 파악을 저리 안되냐?"

"중대장하고 보급관 말씀 드려야 되는거 아니냐?"


'너는 내가 군대 두달만 먼저왔어도 마'


그렇게 하루는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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