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아침 내음을 맞는 출근길 발걸음이 가볍다. 쫙 다려진 전투복의 날선 주름, 반짝 거리는 다림질의 흔적이 흐트러진 머릿 속을 정리해준다. 현관 앞에서 사단장님이 나오시길 기다리며 대기 중인 운전병을 확인한다. 뒤로 보이는 울산바위가 오늘따라 더욱 가까이 보인다.
'어험~~' '편히 쉬셨습니까?' '그래! 거는 잘 있나? ' '옛? .... ' 거? 잘 있나? 누구지? 지난 번 친구 분 아들은 후송갔고 부모님 안부를 묻는 건 쌩뚱맞고? 뭐지?
차는 위병소를 통과하고 벙커 앞에 선다. '충성! 부대 이상없습니다 ' '그래, 수고했다' '오늘 기상은 양호하고 헬기 운행에 제한없겠습니다.' '알았다'
출근 전 지휘통제실에 확인해 이미 보고한 사항이다. 상황보고 내내 '거는 잘 있나?'가 머릿 속에 반복된다. 뭐지? 눈 빛, 헛기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뭘 의미하는지 알아차리는데 모르겠다. 본청으로 걸어 올라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집무실 앞 출입문이 활짝 열려 있고 한 쪽으로 당번병이 부동자세로 서 있다. '추~웅 성! 고개를 끄덕이시고 들어 가신다. 좌향 좌, 눈 앞에 보이는 최중위 책상 너머로 붉게 물든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들어 온다. 잠시 후 책상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커피 잔이 놓이는 소리가 들린다. 도통 모르겠다. '부관님! 편히 쉬셨습니까? ' '어 어? 그래, 너도 잘 쉬었지? ' ' 저 이거~~~ 아침에 원주시장 부속실에서 전화왔습니다' '알았다'
사무실로 전화했다. '여보세요! 시장 부속실입니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으~음, 우지선씨 계십니까?' '우지선씨 오늘 휴가입니다. 혹 전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메모 남겨드리겠습니다.' '아~~네~~, 알겠습니다' 쪽지를 다시보니 전화번호가 다르다. 집이다. '여보세요' '으 음' '기다렸는데' '휴가라며?' '몸이 안좋아서' '어디 아파?' '오늘 바빠요?' '아니'
삐 익~~~, 인터폰이 울린다.
'잠깐만, 이따 전화할게, 찾으시네' '부관입니다. 들어가겠습니다' 찰칵.
'거~~ 그거 어떻게 되고 있나?' '예, 척산 온천 사장이 다음 주내로 위문 온다고 했습니다. 수요일이 어떠냐고 해서 전술토의가 계획되어 제한된다고 했습니다.' '그래, 전투체육은 해야지' '목요일 1430 경에 차담하시고 운동하신 후 설악항 상원이네 집에서 만찬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장은 직할대 위문하고 미리 가서 대기하는 것으로 조율 중입니다. ' '알았다' '가족은?' '사모님은 금요일 오전에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 ''추가적으로 사모님께서 사단장님 회식과 담배에 대해 물으셨습니다' '...' '회식은 지난 번 다녀 가신 후 주 1회 정도하시고 담배는 제가 요즘 안가지고 다닌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너무 티나는 거 아이가?' '당번병, 운전병 교육도 단디해 두었습니다' '좋아. 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