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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as Apr 30. 2023

엄마의 추억? 아들의 착각?

엄마의 추억!

늙어 가시는 엄마!
점점 나빠지시는 시력!

어느 순간! 불현듯 알게 되었다.
이제야 알게 된 엄마의 시력!
안경 하나 해 드려야겠다.

무심했던 아들...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윗분들 눈치는 그리도 보면서...
엄마 눈치는 안 보고... 늘 그 자리, 한결같이, 마치 공기 같아 감사한 줄 몰라나보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으니 어쩌면 이리 생각할 수도 잊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스스로를 변호도 해보았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라 자위도 해 본다. 언제나 철들까?

가끔 엄마의 그 희미한 눈은 말한다.
'부산이 그립다'
20대 초반 부산이라는 객지,
타지 생활 어떠셨을까? 아마도 힘드셨을 것인데도 그리우신가 보다.

그 시절 남편은 주야근 하면서 집에 돌아올 땐 언제나 한 잔 술을 걸치고....

고향 떠나 말동무도 없었던 때! 지금 같으면 우울증도 걸리셨을 것인데...

지금은 가끔 언뜻 말씀하신다. 그때 부산에 있을 때, 믿을 건 너희들 어린 아들 둘밖에 없었다. 너희만 안 배었으면 친정으로 가려했다고'도 하셨다.

이제는 그 뱃속 아이, 50살이 된 아들 손에 이끌려 교회도 가신다. 교회에선 나더러 효자라 한다. 창피하다!
불효를 많이 해야 효자던가?

얼마나 그 젊은 새댁 시절로 가고 싶으신지 교회에서 만난 고향 아주머니와 의기투합하신다.

'여기는 공기는 좋은데 음식이 별로예요. 고등어나 납세미 같은 생선은 싱싱하지도  않고 문어도 맛이 달라요'라고 하신다.

아마도 그 젊은 엄마는 부산이 그리우신 듯...
'부산 가면 마음이 편안해져요'라고도 하시단다.

아주머니에게 질문도 하신다. 타향살이로 낯도 많이 가리시는 분이...

'아이들은 몇이요?
넷입니다. 아들 하나, 딸 셋!

아휴 딸 하나 두었으야 했는데...

후회하시는 듯..  
그때 생활이 어려워 미루다가 나이 들어 때를 놓쳐 버렸다고 하신다.

부산은 공원도 많고 운동하기 좋은 곳도 많아서 좋아요'라고도 하신다. 동생 집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되고...

예전에 거기는 사람들이 꺼리던 곳이었다. '용호동 문둥이 촌'도 많이 변했나 보다?

아마도 막내아들 집이 좋으신 것이라 생각된다.

짜장면 한 그릇에 850 원하던 그 시절... 40대 초반, 그때 부산일까? 그 시절일까? 그리우신 듯하다.

사실 나도 그립다.
엄마랑 손잡고 시장에 따라가면 추석 새 옷한 벌 생겼기 때문에...

그런데 단 한 번도 엄마 옷 사시는 건 못 보았다. 어른들은 몸도 다 커 변하지 않으니 한 번 사면 오래 입을 수 있으니 필요 없는 줄 알았다.

이번 추석에는 옷이나 한 벌 사드릴까?

이제야 그걸 알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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