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aust Lucas Sep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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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딸같은 여성이 안내를 한다고? 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그 친구는 같은 남자끼리 군대라는 공통점도 있고 말도 대충 통해서 편했다. 근데 이 사람은 어디서가 본 듯하다는 것 빼고는 공통분모가 없다. 참 건강하게 키도 크고 눈도 크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부모들은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어린 나이에 이런 곳에 취업까지 하고 잠깐 오가는 말에도 품위랄까 기풍이랄까 남자라면 부드러운 카리스마라 표현해도 좋을 듯 하다. 그건 그렇고 딸이라 생각하고 실수하지 말아야겠다. 에이 담배도 이제 편하게 못피겠네. 술은 한 잔씩 할까? 이건 뭔 내가 눈치를 보아야하니 무슨 보좌관이고 안내 요원이야?
김작가는 혼자서 별 생각을 다한다. 그리고 실없이 웃는다.
부산에 가실거라 들었습니다.
예, 맞습니다. 그렇게 말했지요
어떻게 가시겠습니까? 말씀해 주십시오
아 네, 열차가 편하겠죠
모시겠습니다
표는요? 애매도 안했는데 바로 가요?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동하시죠. 바로 차가 올겁니다. 밖으로 나오니 선팅이 찐하게 된 검정색 최고급 차가 대기하고 있다. 근데 분명 낯이 익단말야. 혹 이쁜딸 친구 아닐까? 김작가가 누군지 어디서 보았는지 알아 내려고 기억의 끝을 쫓아 가다보니 벌써 서울역에 도착했다.
서울역 오랫만에 보네요
마지막으로 오신 것이 언제 이신지요?
솔직히 기억이 잘나지 않고 이런말해도될지 모르겠는데... 딸 같아서..
아닙니다.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
관찮습니다.
서울역하면 제가 육사 시험보러 온게 처음이고 그 다음은 여자친구와의 기억 뿐이네요
그게 대략 언제쯤이시죠?
그걸 계산하느라 무작정 걷다보니 커피숍으로 따라가고 있었다.
아 저기 자리로
생각났습니다. 89년 초가을? 아니 롱코트 입었으니 겨울, 12월이었겠네요. 아 글구 낙엽 떨어지는 늦가을, 그리고 여름 휴가 후 주말에 외박 때 비행기를 못타게 되었을 때 몇 번 그게 다네요. 이상하죠? 기억이 거의 없다고 하다가 자꾸 늘어나네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신다하셔서..
커피를 내려 놓는데 그녀의 목걸이가 눈에 들어온다. 은빛 줄에 은빛 하트 모양이 달린 것이었다. 깊게 파인 블라우스에 반짝임이 낯설지 안고 이쁘다. 혹시나 눈이 마주칠까봐 김작가는 눈을 얼른 거두며 사랑이 이렇게 많은데 표는 어떻게 구했냐며 주변을 둘러본다.
승무원 전용 죄석이 있습니다. 비상용이죠. 언제든 네명 정도는 탈 수 있습니다. 비매품이랄까
아 구런 것도 있군요
가시죠.
네.
그렇게 열차에 오르고 앞쪽으로 가다보니 스탭 온니라고 쓰인 문을 열고 눈짓한다. 들어가니 넓직한 공간에 특실의 특실같은 좌석이 나온다.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앉으니 또 목걸이 눈에 들어온다.
오해하지 마시고요. 궁금해서, 그 목걸이 좋아 보입니다.
네. 엄아가 주신 거예요.
그렇군요.
그리고 보니 이름도 나이도 뭐도 아는게 없다. 그런걸 물으면 호구 조사하는 꼰대가 될테니 셀프 인증을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양해를 구하고 핸드폰으로 노래를 들었다 그렇게 그는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