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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 Sep 13. 2017

#55 <수면의 과학> 닮은 그림 찾기

<수면의 과학>과 비슷한 영화 리스트

프랑스판 <수면의 과학>포스터


 미셸 공드리 감독의 <수면의 과학>은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영화 중 하나다. 그렇지만 내게는 '극호'다. '기발하다'라는 단어는 이 영화를 설명할 때서야 단어의 제 몫을 다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영상이 뛰어나게 감각적이라 보는 내내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보는 재미' 가득한 영화를 몇 추려봤다. 가끔은 정말 예쁜 영화만 보고 싶은 날도 있을 테니.

 

#추상 개념의 가시화

  <수면의 과학>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추상 개념의 가시화다. '꿈'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개념을 이미지로 실현했다. 주인공 스테판의 '꿈'에는 이를 통제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존재하고, 스테판은 꿈 안에서 자유롭다. 커다란 손을 가질 수 있기도 하고, 물은 셀로판지가 되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순차적이지 않은 꿈의 특성에 맞게 내용도 마구 뒤죽박죽이다.


 자비에 돌란의 <로렌스 애니웨이>도 이와 닮았다. 이 영화에서는 감정을 이미지화한다. 로렌스의 애인 프레드가 편지를 읽고 난 후, 마치 눈물이 팡 터지듯 프레드의 방 곳곳에선 물줄기가 쏟아진다. 프레드의 깊은 슬픔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또한 영화는 로렌스와 프레드가 함께하기로 결정하고 길을 걸어갈 때 더 없는 기쁨 역시 영상으로 담아낸다. 걷는 둘의 뒤로 하늘엔 색색의 천들이 마치 풍선처럼 날아다닌다. 둘의 미래를 축복하는 축포와도 같아 보인다.


<로렌스 애니웨이> 스틸컷


 빈센트 워드의 <천국보다 아름다운>도 감각적이다. 영화에서 천국은 단지 천상 위에 불과한 곳이 아니다. 영화에서는 주인공 크리스의 아내가 그려왔던 유화 그림이 곧 천국이 된다. 항상 보아왔던 아내의 그림이 실제 눈 앞에 펼쳐졌을 때의 모습은 어마어마하다. 아내가 그린 그림이 실제로 크리스의 천국에 나타나는 장면이나, 크리스가 물감 더미에 미끄러지는 장면이 인상 깊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스틸컷


#스탑모션

 <수면의 과학>의 곳곳에서 스톱모션을 찾아볼 수 있다. 스테판의 꿈속에서 스테파니와 회사 동료들과 함께 스키를 타는 장면, <수면의 과학> 포스터에서 보던 말을 타는 장면도 스톱모션 기법이 적용된 장면이다. 주로 스톱모션은 스테판의 꿈을 보여줄 때 쓰이는데 이는 스테판의 꿈과 현실을 구분 짓게 하는 요소다.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는 꿈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에도 효과적이다.  


 스톱모션을 이야기할 때, 조르주 멜리에스의 <달나라 여행>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조르주 멜리에스는 감독과 배우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마술사였다. 특수효과에 대한 개념조차 없었을 당시, 직접 필름을 오려 붙여 스톱모션 효과를 만들어 냈다. <달나라 여행>에서는 마치 마법처럼 사람이나 물건이 바뀔 때 주로 스톱모션을 사용했다. <수면의 과학> 역시 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그 공식을 따르고 있다.  


조르주 멜리에스 <달나라 여행> 스틸컷


   PES(페스)의 단편 시리즈도 스톱모션을 활용한 대표적인 영상이다. <프레쉬 과카몰리>에서는 과카몰리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담았다. 수류탄은 아보카도가 되고, 야구공을 자르면 주사위로 쏙쏙 변한다. 골프공은 레몬으로, 게임칩은 나쵸로 태어난다. 같은 감독의 다른 영상 <웨스턴 스파게티><불꽃놀이> 등도 마찬가지로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PES의 <프레쉬 과카몰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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