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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 Sep 20. 2018

<명당>은 추석영화로 좋겠어요

명절에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명당>은 주피터필름의 전작 <관상>, <궁합>에 이어 세 번째 역학 영화다. 조승우, 지성, 유재명, 김성균 등의 어마어마한 출연진을 갖춘데다 역학 트릴로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라는 의의가 있다. 소재 자체도 매력적이다. 우리나라에 사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만한 명당에 대해서, 그 중에서도 묏자리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 기대만큼은 못미치는게 사실이다.

영화는 자손과 미래에 지나치게 집착한다. 지속적으로 자손과 가문, 씨 등의 용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들은 영화 안에서 엄청난 힘을 지니는 것처럼 묘사된다. 하지만, 인물이 지니고 있던 성격과 행동을 뿌리채 바꿀 수 있을 만큼 자손의 번영이 그렇게 중요한 지는 잘 공감이 되지 않는다. 예로, 영화에서 천자가 둘이나 난다는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흥선(지성 분)과 김병기(김성균 분)가 열심히 싸우다가 갑자기 싸움이 끝난다.  왜냐하면 흥선이 김병기에게, 싸움을 계속한다면 자신이 무조건 승리를 쟁취해 그 가문의 조상들의 묘를 다 파낸 뒤 뼈를 천지에 뿌린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후손 생각에 먹먹해진 김병기는 싸움을 그만두고 물러간다. 여태까지 김병기와 그 가문이 보여준 모습과는 상반된 모습이지만 영화에서는 별로 개의치 않아하는 모습이다.


메세지도 명확하지 않다. 명당에 대한 이야기지만, 영화가 취하는 스탠스가 혼재되어있다. 명당은 절대적이라 인간은 나약할 수 밖에 없는지, 혹은 명당의 완성은 결국 사람이라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느낌이다. 상반된 이야기지만 둘 다 등장하기 때문이다. 박재상(조승우 분)은 땅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관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서만 자신의 능력을 쓴다. 또한 이 캐릭터는 극의 전개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명당을 위한 싸움에서 지나치게 힘을 잃는다. 하지만 캐릭터의 균형을 무너뜨릴 정도로 박재상의 비중을 낮추면서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결국 ‘인간은 나약하다’는 아닌것같다. 명당와 흉당이 같이 있는 모습이라든지, 지관 중 계급이 높은 정만인(박충선 분)의 죽음에서는 오히려 명당보다는 사람에게 힘을 싣는것 같다.


이렇게 애매한 곳들이 존재하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가 헐거운 구석들을 가린다.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며 영리하게 시대 배경을 활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 인물인 흥선군과 고종, 그리고 조선 말 장동 김씨가 등장하는 점과 그 사이사이를 독특한 상상으로 채우는 점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이다. 역학 그중에서도 명당이 가지는 소재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중간중간 맥이 빠지는 부분도 물론 존재한다. 하지만 긴장을 풀고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한다면 사실 언급했던 것들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명당>은 추석에 가족들과 함께 보는 영화로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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