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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밍 Nov 24. 2020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회고

짧은 영화 이야기




아주 늦었지만 2020년 부산국제영화제 후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본 총 여덟 편의 영화 중 내 맘대로 꼽는 좋았던 부분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태양의아이들

“우리는 학대당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입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범죄와 갈등에 연루되지 않도록 통제를 교육시킵니다.” - 영화 중 태양의 학교 교장 선생님의 대사


 통제가 무엇인지 배울 수 조차 없는 아이들이 있다. 어른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알리처럼.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화가와도둑

 화가가 그림 도둑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감동적인 용서의 장면.


 도둑에게 찾아온 소소한 기적은 그가 스스로 알을 깰 수 있게 돕는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아주 작은 기적 들일지도 모른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난울지않아

 해외 취업 후 홀로 돌아가신 아빠의 궤적을 따라가며 결연하려 애쓰던 주인공의 표정. 동시에 아주 얇은 깃털로 찔러도 파삭하고 쓰러질 것만 같던 아슬아슬함.


 영화 초반에 자주 등장했던 ‘나는 17살이야.’라는 말이 드물어지는 순간마다(정확히는 삼키는 순간마다) 울컥거렸다. 아이들은 때때로 어른처럼 길러진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도둑맞은발렌타인

 발렌타인 날이 사라진다는 기발한 설정과 영화 곳곳의 귀여움


 하지만 대놓고 드러내는 부족한 젠더 감수성. 성희롱은 절대 희화화될 수 없는 사회 문제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티벳의바람

마지막 제사 장면에서의 주인공 게라의 휘파람 같은 고함 그리고 눈빛


  여자라는 이유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도, 남편 없이 사는 것도, 제사를 지내는 것도 안된다고 할 때 ‘왜?’라고 물음을 던지는 마을의 유일한 사람. 여자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던, 제사를 지내는 산을 오르는 게라는 어른들에게 수없이 밀쳐지고 거부당하며 결국 정상에 다다른다. 산은 그냥 산이고, 제사는 그저 제사고, 게라는 그냥 게라이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사탄은없다

 촘촘한 연출, 가장 좋았던 건 교도소 내 내무반에서의 군인들의 대화. 쉴 틈 하나 없는 다이내믹한 화자 전환이 연극 같았다.


 사형 제도에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보여주는 영화. 사형 집행자,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그의 가족, 교도소에서 병역을 수행하는 병사, 이를 거부하는 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감독이 (특히) 이란의 사형제에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하지만 어느 하나에 기대지 않고 그저 그들의 삶을 조명할 뿐이다.


출처 : 부산국제영화제


#너를 정리하는 법

여지껏 인지하지 못한 '버림'에 얽힌 수만 가지 이야기


 북유럽에서 미니멀리스트 인테리어를 공부한 주인공이 고향인 태국으로 돌아와 맥시멀 한 자신의 집을 비우는 우여곡절을 다뤘다. 버리는 행위에 담겨있는 다양한 층위들을 과정과정 짚어내는 센스가 탁월하다.

p.s. 공교롭게도 이 영화가 가장 마지막 상영되는 부국제의 마지막 영화였다. GV에서 들었는데 곧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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