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소 Jul 27. 2022

방금 그말 무슨 뜻이죠?

- 상대의 말에 쉽게 상처받고 때로 발끈하기도 하는 '나'

이 콘텐츠는 책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의 메세지를 토대로 제작되었습니다.

- 허지원 저│김영사 출판


부쩍 이런 생각을 자주 하게 되나요?

예를 들면, ‘그가 방금 한 그 말, 무슨 뜻일까?’  혹은 ‘그 말을 하며 나를 보는 그의 눈빛은 무슨 의미였을까?’라는 생각을요.     


분명 상대의 무례한 정도가 심했던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때로는 스스로 ‘내가 좀 예민했나?’란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이는 마음이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상이라고 해요. 한창 마음이 예민한 상태에선 늘 신경에 날이 서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상대의 별 뜻 없는 말에도 큰 자극을 받고, 때때로 그 자극이 이런 질문들로 귀결됩니다.    

 

‘저 사람(들)이 지금 나를 욕하나?’

‘저 사람(들)이 지금 나를 무시하나?’     


심리학 저서 <나도 나를 아직 모른다>에선 이 이유와 문제, 해결방안을 일러주는데요. 오늘은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 날선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되는 이유


이토록 날선 방어적 태도를 취하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입력된 정보를 자의적으로 짜깁기하다가 불쑥, 생각이 비약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가령, 

왜 갑자기 표정이 변하지? -> (생각의 점프) ->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는구나! 

왜 저런 말을 하지? -> (생각의 점프) ->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하는 구나!     


지극히 중립적인 이야기였을 지라도 부정적인 의도로 넘겨짚는 것이죠.     



- 날선 방어에 급급한 태도의 위험성

   

물론, 머릿속 생각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건 좋은 일입니다. 단, 그 결과물이 생산적인 것일 때의 이야기이죠.


뜬금없는 의심과 추정으로 자존감을 폭삭 무너뜨리는 식의 사고는 삶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엔, 단순히 ‘내 얘기를 하나?’ 싶은 사고를 넘어서, 확고한 망상에 가까워진다. 사람들의 움직임, 대화에서부터 물건이 고장 난 일에 이르기까지 주변의 중립적인 사건들이 자신과 관련하여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확신하는 망상.     



- 날선 방어에 급급한 태도가 야기하는 문제 

1. 감정적 고통을 동반


게다가 이는 사고에 그치지 않고 감정적 고통감이 가중됩니다. 내면의 불안이 적절히 처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고통스러운 염려와 근거 없는 분노가 점점 확대되죠.  

   


2. 자주 발끈하게 된다.


선제적으로 민감하게 방어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억지로 꿰어놓은 슬픈 가설이 언젠가는 그 파국의 형체를 드러낼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우연히 얻은 중립적인 단서에 부아가 치밀기 시작하면,  표정이 점점 굳어지고 더러 발끈해버리는 일도 발생합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발끈해버렸던 사실에 곧 ‘아차’ 싶습니다. 


그럴 것까진 없었단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사고체계는 이미 통제 불능상태에 들어셨죠. 이때 머리는 자연스레 좀 전의 화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합니다. 그래서 분노 게이지를 더욱 올립니다. 결과적으로 처음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심한 화를 내고 말죠. 이런 식으로 서로에게 민망한 상황이 종종 벌어집니다.     



 3. 분노감에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


화가 날 때 유독 잘 작동하는 ‘작업 기억’도 문제인데요.  이는 상대의 대화를 기억했다가 나름대로 해석하는 일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표현할 때 이 ‘작업 기억’을 더 잘 유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활활 타오른 분노감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떠들썩하고 유쾌한 상황에 휩쓸려 조금 전의 기억을 잊었지만, 이미 화가 난 당사자는 그때의 분위기와 대화 내용, 표정을 일일이 기억해뒀다가 훗날 격노의 재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4. 분노는 나를 소진시킬 뿐이다.

 그런데 이 분노는 당사자에게 별로 좋을 게 없습니다.

마땅히 흘려보내야 할 정보들을 혼자서 꽉 쥔 채 분노에 머물러있으면, 그 외에 다른 걸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정신적, 인지적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여전히 실망하고 화내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고 있으니 말입니다. 분노해 있을 때, 나의 모든 감정 반응은 분노로만 집중됩니다.  이는 동시다발적으로 작용하는 다른 감정들을 인지할 수 없게 됨을 뜻하죠. 그렇기에 분노 외에 다른 감정 경험에서 뜻밖의 통찰이나 지혜를 얻을 기회도 박탈됩니다.  분노에 빠져있는 시간이 길어졌을 때, 가장 해를 입는 건 단연 당사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Solution


사실 당신은 인지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자극을 스스로 넘겨짚고 있다는 사실을.


과거의 기억과 부정적인 감정이 맥락도 없이 멋대로 뛰어든다는 것도요.  이토록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불필요한 퍼즐 놀이를 그만 두고 싶다면, 그 상태를 있는 그대로 잠시 바라보다가 이어 단호히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당신은 원래 그만큼 화가 나 있지도 않았고

상대는 그런 뜻으로 말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나의 존재나 가치감을 누군가 건드린 것 같아 불쾌한 짜증이 치밀어 오를 때면 

‘아, 나 또 이러고 있네.’ 하며 자신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의 말, 별 말 아니에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 없습니다.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누군가 당신을 싫어한다 해도 대체로 뭐 아주 큰일이 일어나진 않습니다.)


‘저 사람들이 내 험담을 하고 있으면 어쩌지?’

(자리에 없으면 누구라도 타겟이 될 수 잇습니다. 우리라고 별 수 있나요? 별일 아닙니다.)


‘애인이 나를 하찮게 여기면 어쩌지?

(음... 이건 헤어져야 합니다.)     


설령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빈정거리더라도 그런 이야기들로 당신의 가치가 훼손될 수 없음을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이 사실을 그 상대와 나 자신에게 분명히 알리세요. 그 무례에 휘말려 들지 마세요. 누굴 위해서? 당신을 위해서.


- 출처: 김영사, 허지원, <나도 아직 나를 잘 모른다>


글: 이소 │insta: @2st.soar

편집: 머물러봄 │insta: @bom_stay_



매거진의 이전글 완벽주의란 부담, 팩트처방해드릴게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