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후회들이 거센 파도로 활개 치는 밤이 있죠

by 이소

가끔씩 어떤 후회들이 거센 파도로 활개 치는 밤이 있죠.

누운 침대가 불안한 뗏목이 되어 지난 시간을 유랑하는 밤.

‘그때의 판단은 잘못됐어.’

‘그 선택만은 피했어야 했어.’

‘왜 그렇게밖에 행동하지 못했을까.’

‘되돌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

.

.

같은 후회들이 방을 덮치면 몸이 쪼그라드는데,

딱 그만큼 심장도 쪼그라든 채 지난 시간을 표류하는 밤.


그렇습니다. 이따금씩 격정으로 몰려오는 자책이

그대의 밤을 집어삼키는 때가 있을 거예요.

엄밀히 따져보면 그렇게까지 자신을 지탄할 일도 아닌데 말이죠.


왜냐하면, 과거

당신의 행동과 선택은

당시의 상황과 감정에 따른

최선의 결정이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지닐 수 있던 최고의 신념을 바탕으로요.

그런데도

자꾸 돌아보게 되는 건,

과거의 시간에는 현재의 시간만큼,

자신이 이입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본인이 속했던 시간이더라도,

당장 마주한 시간만큼 그때가 절실하게 다가오진 않기에

자꾸 ‘다른 선택의 폭이 있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러니까 당시엔 간절했을 결정이

지금에 와서 사소하게만 보이는 건,

절대적으로 착시인 겁니다.


그러니 더 이상의 자책은 그만두기로 해요.

지금 당신도, 당신의 방도 너무 어둡기만 해요.


계속 자신을 괴롭히며 한껏 웅크려있기보단,

창을 활짝 열어 별빛을 한 움큼 들이기로 해요.


그 빛은

꽤나 음울했을

당신의 방을 가득 채우고,

꽤나 고통스러웠을

당신의 밤을 따스히 감싸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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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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