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주인공이 다시 태어나도 결국 피하지 못하는 상황을 마주하는 장면이 있었다. 원하는 대로 흘러가길 바라지만, 삶은 늘 엇나가는 순간을 만든다. 그 장면 속에서 다르지만 비슷한 경험을 떠올랐다.
나는 계획없이 살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을 잡고 계획을 세우는 걸 좋아한다. 오늘 할 일, 이번 달 목표, 앞으로의 계획까지 꼼꼼하게 적어둔다. 그런데 현실은 늘 계획과 달랐다. 갑자기 변수가 생기고, 애써 준비한 일이 어긋나 버리기도 했다. 그럴 때면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진 것 같아 허탈했다.
이런 상황이 오면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계획이 틀어지면 나 자신이 무너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르게 본다. 계획은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일 뿐, 그 자체가 정답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길이 달라져도 결국 또 다른 길이 나타난다.
계획이 어긋나도 지금은 크게 불안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때마다 명상 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으며 조금씩 유연해졌다. 오늘도 적어둔 일정을 다 지키진 못했지만,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달라진 길 위에서도 내 하루는 조금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