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그림 이야기 — 빛 속의 사람들

르누아르

by 이탤릭
Pierre-Auguste_Renoir_-_Luncheon_of_the_Boating_Party_-_Google_Art_Project.jpg Pierre-Auguste Renoir, Luncheon of the Boating Party (1881)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르누아르의 그림에는 유난히 웃는 얼굴이 많다.

그림 속 사람들은 늘 무언가 즐겁다.

햇살 아래서 차를 마시고, 춤을 추고,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그 웃음이 이상하게 가볍지 않다.


그는 “세상엔 이미 너무 많은 어두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사람의 따뜻함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난 그 말이 좋았다.

그림이 꼭 대단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르누아르는 젊을 때부터 손이 약했다고 한다.

노년에 들어서는 류머티즘이 심해져 붓을 쥐기도 어려웠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그렸다.

손가락에 붕대를 감고, 붓을 손에 묶은 채 그림을 계속 그렸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고통보다 기쁨을 선택하는 사람의 힘이 느껴진다.

빛이 닿는 곳마다 생명이 있고, 사람들이 모이면 따뜻해진다.

그건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살아보니 결국 그렇게 믿고 싶었던 마음일 것이다.


르누아르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진 못했지만,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그게 그림의 힘 아닐까.

무엇을 바꾸기보다, 잠깐의 순간을 빛으로 남기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오귀스트 르누아르 / Pierre-Auguste Renoir (1841 –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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