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그림 이야기 — 단순함의 자유

마티스

by 이탤릭
La_Danse_II,_par_Henri_Matisse.jpg Henri Matisse, Dance (1910)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마티스의 그림을 보면 마음이 정리된다.

복잡한 선도, 과한 색도 없다.

그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덜어냈다.


어떤 날엔 그 단순함이 부러울 때가 있다.

나는 자꾸 이것저것 붙잡고, 그는 과감하게 비워낸다.


그는 말했다.

“나는 슬픔이 아닌 기쁨을 주는 예술을 원한다.”

그 말이 어쩐지 마티스의 그림 같았다.

밝지만 가볍지 않고, 단순하지만 허전하지 않다.


그가 남긴 <춤>을 보면 사람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춘다.

배경은 붉고, 하늘은 파랗고, 그 단순한 구도 안에 세상의 리듬이 있다.

어쩌면 그는 ‘기쁨’보다 ‘조화’를 그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티스는 병으로 누워서도 그림을 그렸다.

붓을 들 수 없을 때는 가위로 종이를 오려 색을 이어 붙였다.

그 시절의 그림들은 오히려 더 자유로워 보인다.

움직일 수 없는데, 그림은 더 넓어졌다.


그걸 보고 있으면 생각이 멈춘다.

아, 단순하다는 건 비어 있는 게 아니구나.

비워야 보이는 게 있구나 싶다.


요즘은 자꾸 뭘 채우느라 정신이 없지만, 마티스의 그림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충분히 단순해도 괜찮다.”





앙리 마티스 / Henri Matisse (1869 –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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