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그림 이야기 - 창가의 빛으로 세상을 본 사람

베르메르

by 이탤릭
img-20220314622f499ba2c8d-iPad.jpg Johannes Vermeer, Woman Reading a Letter at an Open Window (1657–1659) / Wikimedia Commons / Public

베르메르의 그림에는 늘 창문이 있다.

그리고 그 창문으로 들어온 빛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대신한다.


그는 큰 사건을 그리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책을 읽는 여인, 편지를 쓰는 사람, 그림자를 가진 방 안의 공기.

그게 전부이다.


그의 그림을 보면, 빛이 말을 건다.

아침인지, 오후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의 냄새가 느껴진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유명하지만 나는 오히려 창가의 여인이 있는 그림들이 좋다.

소리 없는 공간, 먼지처럼 떠다니는 빛.

그 안에서 사람들은 생각하고, 기다리고, 그냥 존재한다.


베르메르는 빛을 그렸지만 사람의 마음을 비추고 있었다.

그 빛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다.

그저 있는 그대로, 한 사람의 하루 위에 내려앉는다.


요즘은 그런 빛을 보기 어렵다.

커튼을 닫고, 불을 켜고, 인공의 밝음 속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을 보면 잠시 멈추고 싶어진다.

빛이 들어오던 그 고요한 방으로.





요하네스 베르메르 / Johannes Vermeer (1632 – 1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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