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그림 이야기 — 물 위의 시간

도비니

by 이탤릭
Brooklyn_Museum_-_The_River_Seine_at_Mantes_-_Charles-François_Daubigny.jpg Charles-François Daubigny, The River Seine at Mantes (1856)


도비니의 풍경에는 물이 많다.

고요한 강, 떠다니는 배, 그리고 그 위의 작은 하늘이다.


그의 붓은 느리다.

물결이 흔들릴 때마다 색이 달라진다.

녹색, 회색, 그리고 부드러운 빛의 노랑 그건 풍경이라기보다, 시간이 스며드는 장면 같다.


도비니는 화려한 빛보다 흐릿한 순간을 좋아했다.

하루의 끝, 아직 저물지 않은 저녁의 온도 그는 그때의 공기를 그렸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물 위에서 흩어지는 마음 같다.

아무 일도 없는데, 괜히 조용해지는 순간이 있다.


마음이 복잡할 때면 물 위를 오래 바라본다.

모든 게 흘러가고, 남는 건 빛뿐이라는 걸 알게 된다.





샤를-프랑수아 도비니 / Charles-François Daubigny (1817 – 18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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