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by 이탤릭

#일상 #기록

들어선 가게의 천장은 나무로 짜여 있었다.

단순히 위를 덮는 구조물이 아니라,

마치 또 하나의 세계 같았다.


규칙적으로 이어진 팔각의 무늬들은

오래된 시간의 결을 품고 있었고,

빛이 스며들며 그 면마다 다른 그림자를 만들었다.

나는 한참 동안 상품도 보지 않고,

그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나무는 늘 따뜻하다.

벽이나 바닥으로 만날 때는 안정감을 주고,

천장으로 만날 때는 마음을 들어 올려 준다.

마치 위로 향하는

시선에 부드럽게 손을 얹어 주는 것처럼.


그곳에서 느낀 건 단순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시간이 남긴 결이 공간을 어떻게 품위 있게

완성하는가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나무 냄새가 은은히 배어 있던 그 순간,

나는 한낮의 일상에서 작은 숲을 만난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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