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 드라마 <은중과 상연>을 보다가, 두 사람이 잠깐 웃음을 나누던 장면이 떠오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따뜻했다. 그런데 곧 다시 무거운 대화로 이어지면서 그 온기는 금세 사라졌다. 그 장면을 보고 있자니, 행복이 늘 오래 머물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의 내가 매일 아침 맡는 커피 향이 겹쳐진다. 향도 늘 그 순간에만 머문다. 잠시 지나면 사라지고, 다시 맡아도 같지 않다. 향은 현재의 것이다.
삶도 그렇다. 나는 자꾸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끌어오거나 이미 지난 과거에 머물다 눈앞의 향을 놓치곤 한다.
커피가 식어가는 줄도 모르고 잡생각에 빠져 있던 날들. 정작 중요한 순간은 놓쳐버린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의식적으로 멈춘다. 잔을 들어 향을 맡고, 혀끝에 스치는 맛을 느껴본다. 단순한 행동이지만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는 걸 확인하게 해준다.